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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un 13. 2024

바람의 모호한 의미

 사람들은 바람을 좋아한다. 영화제목이나 책, 대중가요, 시, 음악 등의 타이틀에 바람이 들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브런치 작가명에도 바람이 들어가는 이름이 많은데 나의 구독 작가 중에서도 오래된 이웃작가님이신 '바람마냥' 작가님, 수식어가 없이 대놓고 '바람' 작가님, '바람꽃' 작가님을 대표적으로 수 있다.


바람1

명 명사 / 기압의 변화 또는 사람이나 기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사람들은 바람을 좋아해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바람에 예쁜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였다.


샛바람 - 뱃사람들이 동쪽바람을 샛바람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동쪽바람의 순우리말)

높새바람 - 주로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태백산맥을 넘어 영서 지방으로 부는 고온 건조한 남쪽 바람

하늬바람 - 서쪽바람의 순우리말


그러다가 돌풍이나 강한 태풍을 만나기도 하는데 태풍의 이름에는 역대 사납고 악명높은 이름을 붙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태풍보다 거대하고 강력한 허리케인 앞에서는 인간은 겸허하다못해 낙담과 좌절하기도 한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바람을 모아 바람떡을 만들기도 한다. 한 입 베어불면 속이 텅 비어 바람만 나온다. 그래서 속에 팥앙금을 채워 넣기도 하고 여러가지 재료를 물들여 알록달록 바람떡으로 진화하였다.


                  바람떡인줄 알았는데 잔기지떡이라고 한다, 실제 바람떡은 송편 모양의 반달떡이다

                                                      (바람떡 이미지는 생략)


                    하얀색 잔기지떡에 노랑 카스테라고물과 분홍 딸기가루 고물을 입혀 맛을 내다


                               초코가루와 쑥가루를 입혀 밍밍한 맛을 달콤 쌉싸름하게 내다


 바람 이야기를 하다가 바람떡도 아닌 느닷없는 잔기지떡 이야기를 사진까지 올리며 하는 이유는, 최근에 집 앞에 잔기지떡집이 생겼다. 바람떡을 좋아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잔기지떡이 최애떡이 되어 바람떡을 좋아한다면 잔기지떡을 한번 드셔보기를 권합니다.:;) ㅎㅎㅎ


 사람들은 바람을 그토록 좋아하면서도 바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그 의미 사용이 모호하면서도 아이러니하다. 예를 들어, 안좋은 의미로 사용할 때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옛속담도 그렇고 

"바람 넣지 마라" 또는 "바람만 잔뜩 들어가지구" 등등

우리가 먹는 채소 '무'도 맛이 없는 무를 비유할 때 '무가 바람이 들어 푸석푸석 맛이 없다'고 한다.

그럼, 사람이나 채소나 바람이 들어가면 안좋은 경우가 많은데 또 바람이 들어가지 않고 나가는 것도 싫어한다. 예를 들어 '바람이 난다' 가 그렇다.  이처럼 바람은 들어가도 안좋고 나가도 안좋아서 바람의 의미 사용은 모호하고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람2

명 명사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


 한편 바람은 '바라다'의 명사형으로 사람들이 어떤일을 기대하거나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희망의 단어로 좋은 의미이기도 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어 땡볕인 마음정원에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녹색바람이면 좋겠네요!

작가님들의 마음에도 시원한 바람, 맑은 바람, 고마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심심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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