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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소소 Jan 25. 2023

잡채는 즉석 주문 가능

그날 냉장고의 야채들로 만들어지는 잡채

엄마가 해준 게 맛이 없는 게 뭐가 있겠냐만은

그중에도 잡채 꼽을 수 있다.

울 엄마는 음식에는 고기는 없다. 고로 잡채에도 고기는 안 들어간다는 의미

고기가 안 들어가도 충분히 너무 맛있는 잡채다.


부모님 집을 떠나 살면서 초반에 그렇게 잡채가 젤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그때는 집에 올 때마다 그렇게 잡채를 꼭 먹었다.

접시에 밥과 잡채 올려서 중국집 잡채밥 스타일로

그땐 그게 왜 이렇게 맛이 있었던지.

한참을 그렇게 먹고는 그 뒤로 잡채 생각이 한 번을 안나더라.

솔직히 잡채가 번거로운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힘들 것 같아서 손 많이 가는 음식은 되도록이면 먹고 싶다는 요청을 안 하는 편이다.

근데 최근에 신기하게도 잡채가 생각나더라고

잡채야 솔직히 반찬가게 가서도 살 수 있는 음식인데

이상하게 잡채는 또 갓 만들어진 게 제일 맛있다.

프라이팬에 데워서 먹으면 괜찮다고 하는데 해봤지만 그 맛이 아니었다.


엄마한테 잡채가 먹고 싶은데라고 슬쩍 흘리는 말로 얘기를 했다.

엄마 : 그래? 말하지 그랬어. 해주지 뭐.

나 :  엇? 이거 좀 번거롭지 않아? 엄마 귀찮으면 안 해도 돼. 나 안 먹어도 괜찮아.


그리고 그날 저녁에 잡채가 나왔다.

물론 고기는 없지만 그날 집에 있는 야채들로 만들어진 잡채인데

아주 훌륭하다. 그래 이맛이지.

특별하지 않은 재료로 금 탄생한 잡채.

이렇게 보면 이건 내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영~~ 엄두가 안 난다.

엄마집에 내려 와 있어서 신나게 글쓰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쓰윽 오더니

내일 잡채 해줄까 물어보신다

두둥~~ 무슨일이지..

내일은 어떤 재료가 들어간 잡채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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