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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소소 Mar 04. 2023

홈메이드 수정과, 식혜를 만드는 엄마손은 금손

진한 계피향 가득한 수정과 그리고 밥알 동동 식혜

봄이 언제 오려나 하는데 날이 점점 풀리는 게 체감이 되고 있다.  

이러면 또 겨울에 먹어야 더 맛있는 엄마표 음료가 아쉽다.

최근 몇 년은 엄마가 수정과를 참 자주 만들어 주셨다.


신기한 게 특별한 레시피가 있어서 만드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엄마만의 방식은 있다. 그래서 매번 맛이 똑같진 않아도 그래봤자 계피맛이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랄까.

이렇게 홈메이드 수정과를 집에 갈 때마다 마시는 경험을 한다.


한 번은 엄마 수정과를 친구 만날 때 가져가 봤는데

친구가 마셔보더니 깜짝 놀랐다. 너무 맛있다면서. 그래서 두어 번 친구 만날 때 가지고 가곤 했다.


"엄마, OO이 마셔보더니 너무 맛있데!"

"그래? 나 뭐 별거 없는데.. 맛있다 하니 좋네~~"


수정과는 만드는 걸 본적이 한 번도 없어서 이건 어떻게 과정을 글로 못쓰겠다.

쓸 수가 없지. 다음에 한번 만드는 거 알려달라고 해봐야겠다. 그땐 영상으로 찍어놔야겠다.


어느 날인가 아마도 명절 무렵인 거 같다. 갑자기 흑임자인절미가 너무 생각이 나서

집에 내려가기 전에 떡집에 들려서 흑임자 떡을 한 박스 사서 갔다.

그때도 엄마는 수정과를 만들어 놨다고 하길래

떡이랑 좀 먹어야겠다 했는데 진짜 흑임자 인절미랑 수정과가 너무 잘 어울려.

그리고 그날따라 아빠에게 간을 보게 해서 계피향이 너무 진해졌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매번 수정과를 만들어 놓으셨었는데

젤 최근에 방문했더니 어머 이날은 웬일이셔.

식혜를 만들어 놓으신 게 아닌가

"아니 엄마! 내가 며칠 전에 그냥 불현듯이 식혜가 먹고 싶다~ 생각했었거든? 그러다가 그냥 말았는데... 엄마 이거 만들어놨네?"

"그랬어? 갑자기 식혜가 만들고 싶더라고. 그래서 한번 해봤지. 엄마도 진짜 오랜만에 만들었잖아 이거."

"통했네 통했어."

내 생각에 수정과에 비해서 손이 좀 더 많이 가는 식혜다.

자세한 방법은 모르지만

식혜는 하루정도 숙성시킨다고 하나? 그런 과정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밥알 동동 식혜를 먹기 위해선 최소 이틀이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가 밥 먹고 나면 후식처럼 한잔씩 마시니깐 너무 달콤했다.

시판되는 식혜들은 진짜 이런 맛이 안 나서 잘 안 사 먹게 되는데 오랜만에 맛본 옛날 맛 식혜는 정말 더 달콤하고 맛있었던 것 같다. 


꼬마시절 수정과는 매운맛이라서 입에도 안 댔는데

이제는 그 맛에 먹고 있으니 세월 참...

오후 살짝 디저트 당기는 시간이 되니 급 엄마의 식혜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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