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송목 Aug 25. 2022

말리는데, 번복할까? 말까?

이직의 본질과 전략

그림=최송목

자꾸 말리는데 어찌할까

퇴사 의사를 밝혔는데 자꾸 말리면 어찌할까? 일수불퇴다. 이직 의사를 밝힌 후 말린다고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빽‘도’ 하지 마라. 능력 있는 직원, 간부일수록 회사에서는 충격일 테고 사장은 당연히 말리고 더 좋은 조건이나 여러 가지 당근으로 이직 철회를 요청할 것이다. 번복 요구다.


하지만, 이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은 선택이다. 던져진 주사위를 주워 담지 말아야 한다. 이직에서 도돌이표는 최악의 선택이다. 신중하게 이직을 결정하되 한 번 결정하면 번복하지 마라. 만약 번복 후 다시 근무하게 되면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당신에게는 이미 ‘여차하면 옮길’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 있고 향후 모든 인사개편이나 승진 시 후순위로 밀릴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동료는 물론 간부, 사장 모두가 당신의 엉덩이를 주시할 것이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먼저, 실적 좋은 영업직이나 독특한 기술을 보유한 기술 연구직이다. 이 경우 연봉이나 인센티브를 협상하기 위한 카드/무기로 활용하는 경우다. 물론 이 경우도 결정적일 경우 활용하는 것이지 연봉 인상 요구가 잦아지면 회사에서도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둘 것이고, 그때는 당신이 먼저 팽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진다.


다음은, 아주 드문 경우지만 아주 파격적인 새로운 연봉 인상을 제안받은 경우다. 회사 입장에서 기존 직원이 퇴사 의사를 밝힌다 해서 연봉을 이렇게 50%, 100% 과감하게 인상하면서까지 붙잡으려 들지 않는다. 그러기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직원을 뽑는 쪽을 선택한다. 따라서 설령  이런 제안을 받더라도 다음 직장 이직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만 생각하고 당분간 1-2년 머무는 마음으로 응하는 것이 좋다. 이미 상호 간의 신뢰에 금이 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회사 인사기록은 개인과 개인 간의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부'에 의존한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기 바란다. 이때 그런 당신의 기록은 특별하게 영원히 기록된다.


입단속과 인내심도 필요하다

이직이 구체화되어도 너무 일찍 그 의도를 공개나 통보할 필요 없다. "무슨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떳떳하게 행동해야지"할 수도 있겠지만, 미리 알려져서 득 볼 일도 없다. 남들이 눈치채게 되면 당신 보직은 미리 대체되거나 이직할 직장이 경쟁사일 경우 자칫 정보가 유출 공유되어 시작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도 있다. 나름 인사통끼리는 사적인 라인이 존재하기도 한다. 또 사장은 당신의 유능함과 독보적인 능력에 대하여 예의 주시하고 언젠가 당신이 도망갈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직의 속성상 모든 나의 행동과 재량권은 관리되고 있으며 보스의 관찰 시계(視界) 범위 내에 있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일인자(사장)가 하는 일 중 가장 큰일이 핵심인물(임원), 요주의 인물(능력 있는 직원)들의 동향을 살피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이익을 위해 좋은 직장을 알아보고 있듯이, 사장 또한 자기 사업의 성공을 위해 좋은 인재 확보와 보전을 위한 노력을 매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신이 유능하고 괜찮은 직원일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니 이직하는 그날까지 퇴직한다는 말은 꺼내지도 말고 끝까지 꾹 아끼고 참아야 한다. 다음에 내디딜 징검다리를 확실히 해두고 뛰어야 한다. 최후의 순간, 마지막 한 달 전 막바지에 하는 것이다. 절대 사표 쓴다는 말을 미리 하지 말자.


또, 아무리 마음에 안 들었던 직장이라도 막바지에 무단결근이나 지각 등으로 결례가 되지 않도록 퇴사 매너를 지켜야 한다. 회사를 위해 그리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을 위해서다. 일부 기업에서는 전 직장과 업계에 평판조회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나 중요한 보직일 경우는 반드시 한다. 그들은 이미 나간 인물에 대해 대체로 아무렇게나 느낌대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 평판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이직할 생각이 간절하다면 간절한 만큼 입단속과 인내심도 필요하다.   

이전 09화 이력서 작성의 핵심 일곱 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