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권조 May 10. 2024

부산 가는 길 : 13일 차

밀양 ▶ 양산

첫 도보여행에 발이 놀랐는지, 동료의 발에 물집 방지용으로 테이핑이 칭칭 감겼다. 내가 알려준 것인지, 동료가 알아 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발에 물집이 잡힌 일이야 종종 있었으나, 그러면서 발바닥이 두꺼워졌는지 어느새 물집이 낯선 발이 되었다. 중학생 때에 발바닥 3분의 1 정도 크기의 물집이 잡힌 적이 있었다. 태권도 도장을 다니던 때였는데 디딤발을 끌며 발을 차다가 그 물집이 찢어지면서 피를 철철 흘렸더랬다.


그 후로 꽤 오랫동안 내 발에서 물집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도보여행을 하다 보면 예외는 있는 법이라 바늘과 실을 이용해 안에 있는 물을 빼곤 했다. 시도하기 전 깨끗한 실을 구하고 바늘을 소독하는 건 필수다.




간장치킨처럼 보이는 건 그림자가 아니라 그냥 살이 탄 겁니다
오전 10시를 살짝 넘겨 식사를 했다

그러고 보면 어느새 숙소에서의 휴식 또는 식사를 제대로 찍지 않고 있었다. 끼니때를 맞추지 못하는 건 당연했고, 느긋하게 앉아 맛을 보는 일도 적었다.


그러나 동료가 생기니, 동료를 제대로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나 역시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하간 자전거길에 오른 뒤로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사진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낙동강 자전거길은 지도에서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




화-창
혼자 밤에 걸으면 무서웠을지도
세 가지 색을 사용해 표현하기로 양측이 약속한 걸까
부산! 20Km!


홀로 걸을 때의 자전거길은 레저 기능을 하기보다는 그저 연결용 도로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동료와 걸으며 어느새 주말을 즐기는 자전거길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기억으로는 푸드트럭을 만나 식혜도 사 먹었던 것 같은데 사진을 보니 일반 매점이었나 보다.

인호 ♡ 경애

자전거를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즈음에서 세그웨이를 타고 지나는 두 사람을 봤다. 얼핏 들리는 얘기로는 세그웨이로 어느 구간을 종주하는 모양이었다. 따로 짐이 없던 것을 보면 낙동강 구간을 달리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 차도에서와 같이 마주 보는 방향에서 걸었는지, 같은 방향으로 걸었는지는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보행자용 도로가 따로 있지 않으니, 자전거와 같이 걸어야 안전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폴-짝

걷던 중에 또 고양이를 만났다. 뜬금없지만 고양이 사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래 글을 스리슬쩍 추천한다.


단어를 다듬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자세부터 생김까지 깜짝 놀라도록 닮았다. 포샵 아닙니다.


그리고 오후 7시 정도에 식사를 하고 여태껏 여행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했다.

문명의 멋짐이 펑펑

부산을 앞두고 코인 세탁방에 들렀다. 늘 세면대에서 벅벅 빨래를 하던 날도 이제 안녕 하면서 13일 차 끝!

이전 14화 부산 가는 길 : 12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