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방학 캠프의 스펙트럼

라떼는 놀았지만 요즘은 바쁜 방학

by 대치동 비둘기

방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라떼의 학창 시절 방학이 되면

부모님이랑 열심히 여기 저기를 다니고

뭔가를 채집해서 기록하고 (심지어 기르거나)

부엌에 있는 재료들로 실험을 하며 채워냈던

방학숙제의 대명사 <탐구 생활>이 떠오른다.


image02.png 한국 교육 개발원 탐구생활



라디오와 TV에서 송출되는 EBS 방송시간에 맞춰

숙제를 했던 기억들이 몽글몽글 떠오르기도 한다.

때로는 미루다가 개학 3일 전부터 겨우 일기를 몰아 쓰기도 했지만,

나의 기억 속에 방학은 늘

학교 밖에서 부모님과 함께 뭔가를 해보고

체험했던 추억들이 너무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방학(放學)
더위나 추위가 심할 때 일정 기간동안 수업을 쉬는 일




image03.png ebs 방학생활 안내



'더위 먹는다'는 말이 있듯

6월로 접어들면 진정한 여름 날씨가 시작되고,

가만히 있어도 불쾌지수가 올라가

자칫 서로에게 짜증이나 다툼의 빈도가 올라간다.

학교에서도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워지고,

아이들 간에 충돌의 횟수도 많아진다.



인생의 쉼표처럼,

학생들에게도 방학이 주어짐으로써

잠깐 쉬어가는 휴식의 시기가 된다.




하지만 정작 요즘 학생들의 방학은

한 달 남짓 더위나 추위를 피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아이들은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바쁘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낸다.



image04.png 출처 강남대성 윈터스쿨 안

다음 학기, 다음 학년(특히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들)에 배우는 내용을

선행학습하기 위한 특강을 듣거나,

주요 과목 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에 다니는 등

다양한 학원 선택지 중에 몇 가지를 골라 시간표를 빼곡히 채운다.



image05.png 출처 대치이든학원

일반적으로

방학 특강이라고 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하루 최소 6시간(과목당 3시간 이상) 이상의 학습으로 진행되며,

방학 두 세달 전 이미 신청이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image06.png 출처 네이버검색 해외 국제학교 겨울캠프

국내의 선택지에서 마땅한 곳이 없다면,
방학 전후 1~2주를 해외나 외국에서 캠프나 보딩스쿨에 참여하며

국제학교에서 공부하고 보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유명대학, 국제학교 등에서 진행하는 서머스쿨의 경우

레벨테스트 관문을 통과해야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지원하며 입시처럼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하는 곳도 있다.





대치동에는 학원이 많다 보니 학원에서 하는 방학특강도 다양하고

신청 방식도 제각각이다.

image07.png 출처 스위스키즈베이


예체능 계열의 수업도 일주일에 2회 이상의 방학특강을 운영하고

소규모 정예로 운영하는 학원들도

인터넷으로 사전 방문 예약을 먼저 하고, 그 다음 방문 접수를 받는 식으로

이중 신청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소문을 듣고 원하는 학원을 찾는다 해도

이미 마감되었거나 방문의 기회조차 예약하기 어렵다.

과거(라떼 시절)처럼

수학/ 과학 이렇게 단순히 신청하는 것이 아니다.
과목별, 영역별로 세분화되어 신청을 받는다.




image08.png 출처 와이즈만 대치 센터

예를 들면 고등학교 선택과목에 대한 특강과 수업을

각각의 과목으로 세분화하여 수업을 제공한다.

고등학생 학부모는 세분화된 특강을 운영하는 학원이 많다.

많은 정보 속에서 신청할 학원을 정하고 나면,

세분화된 하나의 특강마다 교육비가 책정되어 있다보니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고 커져 생각하지도 못한 총액을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마치 대학 시간표 짜듯 복잡하고 학원마다 시작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톱니바퀴 맞물리듯 식사 시간도 비워두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수업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부모가 미리 다 알아보고 배치해 주어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늘봄, 돌봄교실, 선택 방과후 강좌를 신청하여

방학기간을 채울 수도 있지만,

학교에서는 놀기만 한다는 부모의 불안감과

누군지 모르는 다른 학년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염려가 있어

대치동 인근에서는 학교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선택지를 선호하지 않는다.




방학을 보내는 방법은 수만 가지가 있겠지만,

예전처럼 뛰어놀고 여기저기 마음껏 돌아다니며 보내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방학에 진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아이도

놀기만 하는 아이도 이제는 천연기념물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탐구생활>과 같은 방학 숙제를 학교에서 내줄 수도 없고

숙제가 많다고 민원이 들어올 수 있어,

일기와 건강을 위한 운동하기 정도만

방학숙제로 나가는 실정이다.






방학 숙제가 없어도 너무 바쁜 아이들을 생각하면

여름방학 숙제가 별로 없는 것이 진짜 방학 선물인 셈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방학이 긴 것이 싫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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