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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언덕과 얕은 개울의 이중주
16화
거울 앞 고양이
또 다른 고양이
by
박점복
Jan 26. 2022
여차하면 꽁무니 뺄 준비는 끝냈다.
툭툭 발길질로 몇 차례 간을 보지만
어라! 반응이 없다, 저쪽은.
긴장한
걸까 쭈뼛 쭈뼛은 빼다 박았는데
아닌 척해 보지만 겁먹은 건 사실이고
그렇게 자기인 줄 모른다, 거울 앞 고양이는.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 연신 거울 앞에서 '쯧쯧'
거리고
얼핏 비친 흔적 벌레 떨어내려는
듯 뜯으며
아까부터 불쌍해서 어쩌냐며 도리깨질이다
손사래 친다고 내가 남이, 남이 내가 될 리 만무할 텐데
“뻔히 알면서도, 누군 줄.......”
차라리 순박한 고양이가 부러울 뿐.
버둥거릴수록 또렷해지는 굵은 주름, 허옇게 샌 머릿발
정확하게 일치하는 흔적의 유전자까지
쭈그러진 세월 겸손하게 인정할 테다.
천진스레 감사로 나이를 담아내리라.
허세를 숨길 줄 모르는 고양이처럼.
어느 날 문득 눈에 띈 게시판 속 글귀처럼.
"늙음도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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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거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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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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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찔끔 저기도 찔끔 거리는 걸 보면 딱히 잘 하는 게 없다는 의미 이리라. 정처 없이 헤매고는 있지만 그래도 꼭 내가 메꿔야 할 모퉁이는 있고 말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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