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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언덕과 얕은 개울의 이중주
12화
턱수염
면도기와의 싸움
by
박점복
Feb 19. 2022
꾸역꾸역 비집고 나온다는 데
그 꼴은 또 눈 뜨고는 볼 수 없단다,
족족 잘라내는 심보를 보면
놓칠세라 부릅뜬 눈
깔끔해야 한다나 어쩐다나......
면도기도 한
성질 하고
진 적 한 번 없다며, 티격태격
뚫고 말겠다니, 수염 또한 대단코
.
살아 있으니 '죽는 날까지'
들쭉날쭉 형, 아우는 듬성듬성
쇼트트랙 묘기 저리 비키란다
교묘하게 틈 비집으며
승 반(半), 패 1/2
쳇바퀴 계속 돌려도,
철길처럼 나란하니
어렵사리 맞댄 머리
날마다 한 번씩
깎아야 하나?
하루씩 걸러 볼까?
아니란다, 3일
만큼씩?
에랏! 모르겠다 선심 한 번 쓰지 뭐
맘껏 자라게 둘까......
난망이로다, 이 놈의 결정력 장애
아내의,
딸의
지혜로움까지 빌려야
할지......
살아 꿈뚤대는 생명과 싸워 이겨보겠다는 객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우리와 다른 쪽에 사는 서양인들의 턱수염을 보게 됩니다.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제(日制)의 탄압, 단발령만 없었다면, '신체는 털끝 하나까지 부모님으로 받았으니 어찌 소중하지 않겠느냐'며 잘 보존, 관리했을 수도......
그 누가 알겠습니까만, 역사 또한 가정(if)이 없겠으나, 덥수룩한 수염 모습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자연스러우려면 시간과 환경 변화가 필요했겠지만.
비집고 나와 자라보겠다는 수염에게도 숨통은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다듬는 일 역시 꼭 수행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 아침도 거울 앞에서는 삐죽이 나온 수염과 손에 들린 면도기가 열심히 씨름 중이었지요. 비집고 나오겠다느니, 아니 아니 결코 그렇게는 안된다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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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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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찔끔 저기도 찔끔 거리는 걸 보면 딱히 잘 하는 게 없다는 의미 이리라. 정처 없이 헤매고는 있지만 그래도 꼭 내가 메꿔야 할 모퉁이는 있고 말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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