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
아침 루틴은 습관화시키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잘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한 번씩 매너리즘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나는 그럴 때마다 나름의 매너리즘 극복법을 고민해 봤다. 매너리즘이 올 때마다 그 이유를 파악하고 어떻게 개선해서 이 루틴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육아와 과다한 업무로 심신이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날에는 그저 기운이 날만한 일을 했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기분이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자는 심정이었다.
이유 없이 피곤할 땐 무작정 잠을 청하기도 했다. 내가 주말에 낮잠을 자겠다고 해도 아이가 자게 내버려 두는 시기도 와서 너무나도 편해졌다. 내가 아침에 잘 일어난다고 해서 "잠이 없는 편"은 아니다. 나는 자는 걸 정말 좋아해서 주말엔 늦잠을 자기도 하고, 낮잠을 잘 때도 있다.
글쓰기가 좋아도 매일 비슷한 <영어 필사>를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싫증이 나기도 했다.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이 싫어졌을 땐 주제를 바꿔보기도 하고, 플랫폼을 바꿔 브런치에 글을 쓰기도 했다. 그것도 버겁거나 싫으면 그저 종이에 아무 글이나 끄적이기도 했다. 물론 모든 글쓰기를 잠시 멈추고 그저 되는대로 살았던 시간도 있었다.
책 읽는 것이 좋아 언제 어디서든 습관적으로 독서를 즐겼는데도 어느 순간 책을 펼치는 것조차 힘든 책태기가 온 적도 있다. 대체 왜지? 이해할 수 없어 당황스러운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행이 없는 독서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책태기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책을 빠르게, 많이 읽기보다 더 깊고 세심하게 읽기 위해 노력했다. <진작 이렇게 책을 읽었더라면>을 읽으며 다독에만 집착하던 마음을 내려놓아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책에서 알려주는 한 두 가지는 꼭 실천으로 옮겼다. 매일 책에서 읽은 내용 중 좋은 내용을 기록하며 책을 읽은 만큼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내가 과연 이 부분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까?
이 책의 내용은 어떻게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어떤 내용을 얻어갈 수 있을까?
집착을 내려놓으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데 나는 어떤 집착에 사로잡혀 있을까?
과연 부에 대한 집착까지 온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나는 지금 고통스러운가? 행복한가? 왜?
이렇게 책을 읽다가 멈추고 질문하기를 반복하니 다시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침 루틴을 정하고 만들어 나가는 모든 과정은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 사실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는 언제, 무엇을 할 때 마음이 가장 편안한지 스스로 잘 알게 된다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더해진다.
기상 직후의 고요한 새벽 시간은 오로지 나만 바라보고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학교나 직장, 세상의 잣대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는 있는 소중한 시간. 이 시간만큼은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게 바로 "나만의 아침 루틴"을 자율적으로, 지혜롭게 창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남이 하면 좋다는 루틴이 아닌 오로지 나에게 좋은 나만의 아침 습관을 말이다.
물론 중간중간 매너리즘이 찾아올 수도 있다!
휴식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잠시 쉬어가더라도 온전하게 나를 만나 사색할 수 있는 귀중한 나만의 시간을 절대 포기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