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위정 편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구절, 중요한 순간마다 나침판이 되어 주는 글귀, 내가 저버리지 않는 한 아무도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의미,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는 그런 문장이 나에게도 있다. 이 문장을 나는 공자의 제자 자로에게 빚졌다. 자로는 공자보다 불과 9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제자로, 머리에 깃털을 꽂고 허리에는 칼을 차고 길거리를 걷는 그런 류의 사람이었다. 허점이 많고, 허세가 넘치며, 하나를 배우면 열을 자랑하고 다니는 그런 류의 사람이었다.
어느 날, 공자는 자로를 불러 말했다.
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유(자로의 이름)야, 내가 너에게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마. 안다는 것은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책을 읽는 것이 취미였던 나에게 쌓아 올리는 지식은 타인과의 경계선이 되었다.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은, 나를 고독하게도 했지만 특별하게 느끼게도 해주었다. 그러다가 넘겨짚어하는 말을 마치 아는 것인 양 말하는 일이 생기고, 그것조차도 나의 지식이라고 스스로를 속일 즈음, 이 말을 들었던 것이다. ‘不知爲不知 是知也….‘ 안다고 말하고 싶다는 에고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장의 진짜 무게는 시간이 지날수록 앞쪽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知之爲知之’,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는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첨예한 이익이 부딪히는 상황에서,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모르는 척하고 싶고 진짜 몰랐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안다고 해야 하는 순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다고 말하기 위해 크고, 작은 용기가 필요한 순간들이 생겼다.
자로는 공자가 14년간 천하를 떠돌 때, 그의 곁을 지키며 호위무사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공자가 마침내 노나라로 돌아갈 때 고국인 위나라에 남아 주군을 섬겼으나, 변란 중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죽을 때 ‘군자는 죽더라고 관을 벗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끈을 고쳐 메다가 죽었다고 한다. 위나라의 변란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자로의 강직함을 알고 그의 죽음을 직감하고 통곡하며 슬퍼했다고 한다.
논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자로를 통해 위안을 받는다. 그의 결점과 그를 가르치는 공자를 통해 논어 안으로 깊게 들어갈 수가 있다. 왜냐하면 자로가 가진 약점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칼을 차고 주먹을 휘두르며 시장을 걷던 사내가 공자를 만나 감화되었고, 마침내 의리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고 후회가 없었다. 자로의 이야기는 배움이 용기를 만나 '의義'로 전화하는 것을 증명한다. 기로에 설 때마다 이 구절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로를 생각하면서 용기를 내본다. 비겁해지지 않은 자신을 좀 더 좋아할 수 있도록......
이미지 출처 : 대만 국립고궁박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