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만 본 것은 아니었다.

by 마음돌봄

밤이 인간에게 주는 느낌은 다채롭다, 아름답다.

여러 계절의 밤 중에서 여름밤을 가장 좋아한다.

낮의 열기가 가라앉고, 저녁의 설렘이 시작되는 시간.

밤까지 이어지는 여름의 소리는 마음에 선덕선덕한 느낌을 준다.

여름밤은 친구와 그냥 걸어도 좋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굳이 타지 않고 몇 정거장씩 걸어가던 밤의 거리.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면 별이 반짝이는 것인지

자동차 불빛이 별 흉내를 내는 것인지 모를 반짝거림이 한데 섞여 아른거리는 도로.

아이와 함께 산책로를 걸으면서 느끼는 소중한 순간.






아무리 더운 하루도 여름밤의 색깔 앞에선 그 힘을 쓸 수 없다.

매미 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지만

오히려 여름밤의 정취를 더할 뿐 그 매력을 가감되지 않는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순간의 밤이면 아직 여름 냄새를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후덥지근하고 텁텁한 여름 향이 아닌, 시원하고 청아한 밤의 향기.

매미보다는 풀벌레들이 울어대는 소리가 맑고 곱다.

일정 리듬을 가지고 우는 소리가 들리면

심장 박동 소리처럼 편안해진다.


잘을 볼 수 없지만 반딧불이나 잠자리까지 반짝이기 시작하면 밤의 모습은 한층 더 다양해질 거다.

아침이 오기 전 밤의 시간은 고요하다

신비롭다.

무슨 일이든 다 해도 될 것만 같다.






예전에 느꼈던 냄새와는 다르지만, 아직도 여름밤의 향기는 충분히 나를 설레게 한다.

모기만 없다면, 여름밤에게 밤의 여왕 자리를 주고 싶다.

물에 비치는 윤슬이 아름다운 여름밤을 다시 기다려본다.

가을로 향하는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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