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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아침식사는 어려워

by 그린토마토

먹이를 먹기 위해 우유가 베란다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내 밖에는 퉁퉁이가 우유를 경계하며 섰다. 나비와 나비와 친한 고양이 퉁퉁이가 베란다 밖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베란다에 있던 우유는 잔뜩 긴장했다.

겁먹은 우유는 동백나무 뒤에 숨었다. 동백나무도 불안했던지 우유는 더운 여름인데도 집안에 콕 들어가버렸다. 베란다 밖에는 퉁퉁이가 쓱 지나갔다. 우유의 심장이 움츠려들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내밀어 퉁퉁이를 노려보고 쫓아냈다. 퉁퉁이는 나를 겁도 내지 않았다. 그저 무심하게 지나가버렸다.

그렇게 한바탕 쫄깃하고 숨막히는 순간이 지나고 나면 우유는 집밖을 나왔다. 어느새 츄츄도 와 있었다. 나는 나비와 퉁퉁이가 밖에 있는지 한번 더 살핀 뒤 먹이통에 사료를 담았다.

우유는 여유를 찾았는지 편안히 앉았다. 이제 내가 담아주는 먹이만 먹으면 아침에 할 일 끝! 곧장 낮잠을 자러 갈 것이다.

또 어느 아침은 츄츄와 우유가 아침을 기다릴 때, 치즈가 나타났다. 일년 사이 우유와 츄츄가 치즈보다 더 커졌다. 그랬기에 치즈는 자신의 아기인 우유에게조차 하악질을 해대며 경계했다.

그래도 착한 우유와 츄츄는 치즈에게 먹이를 양보했다. 사료를 먹는 치즈를 보며 마냥 기다려주었다.

오늘 아침도 우유와 츄츄는 풀숲에 잠시 있다가 앞베란다에 올라왔다. 앞베란다 옆 풀숲에 누워있던 우유는 수국나무 곁 나무 틈새로 들어왔다. 오늘은 베란다 근처에 나비도 퉁퉁이도 치즈도 없다. 우유와 츄츄가 마음편히 밥을 먹는 아침이다.


밥을 먹은 뒤 새로 떠놓은 맑은 물도 마시고. 손발도 정리정돈한 뒤 나무 그늘을 찾을 것이다.

하루는 다시 시작되고 고양이들은 나무 그늘 옆에서 고요히 해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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