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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먼히 May 19. 2021

함께인 시간과 혼자의 시간 그 사이에서

0518

시골 코나에 머무르며 확신한 것은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고 나 또한 그러하다는 것.

도시로 돌아와 느끼는 점은, 나와 흡사한 황인종이 많다는 것이 꽤 큰 안정감을 준다는 것. (그들이 타인일지라도.)

또, 언제든 내가 원한다면 나에게 친구가 되어줄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는 것.

결국 이러한 논리로 생각한다면,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있고 생각의 변화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행동의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것인데, 결국 정형화된 생각이라는 것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생각을 개혁한다는 것이 참 말처럼 쉽지 않다.


과두시사라고, 사무치게 외로울 때는 교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나타나길 간절히 소망하면서도, 소망대로 내내 붙어 다니는 친구가 생기면 내 공간을 다시 원한다. 하지만 비단 나뿐 아니라 상당수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즐거움과 활력을 얻지만, 홀로 보내는 시간을 통한 정신적 휴식과 스스로와의 교감하는 시간 또한 필요할 것이니 말이다.


과거의 나는  가까이서 교감할  있는 누군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상대에게 감사하기보다는 단점이나 서운한 부분을  크게  때가 있었다. 그런데 온전히 혼자인 시간들 속에서 나는 특히나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취약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곁에서 일상을 공유할  있고, 생각이나 감정을 터놓고 말할  있는 상대가 있다는  자체가  감사함이라는 것을 느꼈다. 특히 단짝 친구나 남자 친구 또는 가족과 같이 서로의 치부나 바닥을 알고  번쯤은 좋을 때와 나쁜 때를 모두 겪어본 사이라면 그들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고 갈등이 생길 때에도 관계를 끊기보다는 해결하려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양한 환경, 사람들, 시간의 흐름을 거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도 평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면모들을 알게 되는 때가 오는데, 하물며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싶다.  경우에는 결국 소중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갈등은 서로의 의도를 오해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가 특정한 행동을  하는지, 행동에 대한 이유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름의 해석으로 오해를 하다 보니 그것이 서운하고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애초에 상대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는 것도 그들이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내가 어떠한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받는지 모르는) 벌어지는 것이기는 하다. 평생을 함께한 가족 안에서도 상대가 어떤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몰라 서로 상처 주는 경우들이 허다하니, 나를 알고 상대를 안다는 것은 평화롭게 함께하는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평생의 숙제인듯 하다.


내 가까운 테두리 안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서로는 각기 다르고, 그래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갈등에 대한 해결책도 분명 존재한다. 서로를 좀 더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 결국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한 관찰과 대화인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나의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갈등 상황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미움의 획을 하나 더 긋고는 나의 한계점이 왔을 때 내 마음에서 아웃시키곤 하는 쉬운 방법 대신에, 상대에 대한 애정을 발휘하여 대화를 시작하는 어려운 용기 말이다.


나의 인생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늘 용기를 내며 살아야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감사하며 살자는 다짐을 긴 글로 남겨보는 2021년 5월 18일 화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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