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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Dec 09. 2024

<핸드메이즈 테일(시녀 이야기)>로 보는 페미니즘 운동

#PSH독서브런치212

사진 = IMDb  Photos


※ 소설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1985>의 내용과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읽기 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Eleanor Atwood)의 소설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는 2017년 드라마로 제작되어 에미상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까지도 드라마 시리즈가 제작되고 있는 페미니즘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인 길리어드(Gilead)라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여성은 출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합니다. 소설에는 주인공 오브프레드(Offred), 오브프레드 어머니, 오브프레드의 친구인 모이라(Moira), 사령관(Commander)의 아내 세레나 조이(Serena Joy) 등 다양한 여성이 등장하며 페미니즘에 대해 서로 각자 다른 입장을 취합니다. 오브프레드 어머니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났던 급진적, 공격적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인물로 35세의 늦은 나이에 미혼모로서 오브프레드 낳았으며, 남녀를 적대적 관계로 파악하는 인물입니다. 오브프레드 어머니는 1) 남성을 '여자를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A man is just a woman’s strategy for making other women."), 2) 여성 또한 그녀가 정한 프레임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권리가 신장된 미래 사회에 적용되기 힘든 사상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를 통해 오브프레드 어머니가 길리어드가 여성에게 행한 같은 종류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오브프레드 어머니 세대의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의 권리 신장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를 낳았으나 동시에 남성의 권리 신장에도 기여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분야로 간주되던 요리를 남자들이 공개적인 취미로 가질 수 있게 된 것이죠. "거기까지 이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의 삶과 여성들의 몸이 전차에 짓밟혔는지 너는 모르니? ... 옛날 같았으면 너는 그런 취미를 가질 수조차 없었을 거야. 사람들이 너를 이상하다며 '게이(queer)'라고 불렀을 테니까."(Don’t you know how many women’s lives, how many women’s bodies, the tanks had to roll over just to get that far? ... Once upon a time you wouldn’t have been allowed to have such a hobby, they’d have called you queer)"라는 대사는 오브프레드 어머니 세대의 페미니즘 운동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성적으로 해방하는 성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순종적'이고,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등의 억압을 받았다면 남성 또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여성을 책임지고 먹여 살려야 한다'는 등의 반대급부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여성의 권리 신장은 동시에 남성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죠.


1+2. 소설 결말 부분에서 오브프레드는 한 남성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 남성으로 인해 함께 길리어드를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저는 마거릿 애트우드가 이를 통해 남성과 여성은 서로 대립하고 싸워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더 나은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여자가 살기 좋은 세상'과 '남자가 살기 좋은 세상'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교묘하게 사회 구조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소설 <시녀 이야기>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세상은 그렇게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 즉, 앞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소모되는 남자>에서 발췌한 아래 구절로 글을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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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남녀 간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존재하며, 앞서 말했듯이 능력보다는 욕구나 선호와 더 관련되어 있다. 남녀로 하여금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두자. 그들이 원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서로다. 문제가 있다면 서로 알아서 잘 해결할 것이다. 늘 그래왔다. 대부분의 인류역사에서 남녀는 함께 살고, 함께 일해 왔다. 파트너로서 그들 각자는 인류의 번영에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 약간의 분업화는 동업에 가장 이상적이다. 그것이 남녀를 다르게 만든 궁극적 이유다. 남녀가 지금과 다른 무엇을 하길 기대하기보다 그들이 하는 일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길 바란다. 남성과 여성, 서로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꽤 멋진 장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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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논문]

장성진. (2004). 『시녀이야기』에 나타난 권력의 작동방식과 탈주의 가능성 연구: 푸코의 권력이론을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김경애. (2005). 마가렛 앳우드 소설의 언어적 자의식과 여성 주체성 문제: 『시녀이야기』를 중심으로. 영산논총, 15, 1-13.

이민희. (2013). 여성의 몸을 통한 재탄생: 마가렛 앳우드(Margaret Atwood)의 작품을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이유진. (2015). 『시녀이야기』(The Handmaid’s Tale)에 나타난 오프레드(Offred)의 유목적 욕망과 탈주. 인문학연구, 52(2), 351-373.

이상은. (2015). Margaret Atwood's resistance against oppression. 석사학위논문, 연세대학교.

이민희. (2016). 남성의 시선에 갇힌 여성들. 문화와 융합, 38(4), 283-300.

전소영. (2017). 디스토피아 소설에 나타난 유토피아적 충동. 동서비교문학저널, (40), 22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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