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 이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결국 내가 가장 고려해야 할 건 무엇일까.
20대나, 30대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그들에게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어떤 게 있나 보자.
자, 먼저 돈이 참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에 대한 선택. 돈이라, 돈이 없으면 당장 내가 먹고살 수가 없고, 잘 공간도 없고, 기본적인 의식주 자체를 영위할 수 없으니 특히 이 자본주의에서는 가장 필수적이라 하겠다. 자아실현의 목적도 일부 있겠지만 결국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는 직장에 다니고, 누군가는 자영업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이 세상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된 것이다.
근데 내가 월급으로 삼백만 원을 번다고 하자. 이백만 원을 벌 때보다 삶에 여유가 생길 것이다. 먹고 싶은 거하나 더 먹고, 입고 싶은 것 하나 더 입고 부족함 없이 행복할 것이다.
근데 갑자기 이렇게 행복한 와중에 불행이 불현듯 찾아온다. 언제? 내가 아는 누군가가 사백만 원, 오백만 원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다. 이렇게 삶이 만족스러운 와중에도 나보다 더 잘 버는 누군가를 알게 됐을 땐 내 삶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 그들의 삶을 동경하면서 본인 스스로는 작아지며 불행하다고 느낀다. 더할 나위 없이 내 삶이 행복한 와중에 이런 망상이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망상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언제까지? 내가 천만 원을 벌면서 내 주위에 아무도 나보다 더 잘 버는 사람이 없을 때까지.
신기한 조사도 있다.
1) 내가 백만 원을 벌고, 내 주변인들이 오십만 원을 벌 때
2) 내가 오백만 원을 벌고, 내 주변인들이 천만 원을 벌 때
어떤 삶을 택하겠냐라고 물으면 대다수가 2번이라고 답할 것이다. 근데 소름 돋는 건, 실제 설문결과는 1번이 2번과 대등하게 나온다. 내가 버는 돈의 액수 자체가 2번이 다섯 배나 많은데도? 내가 얼마를 벌어서 인생이 윤택해지든 말든, 주변과 비교했을 때 내가 못 벌고 못 사는 게 그냥 싫은 것이다. 한국인은 특히 보이는것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 결과는 사실 놀랍지도 않다. 결국 내가 얼마나 윤택하든 말든, 여유가 있든 말든 비교의 대상 즉, 본인 주변 관계의 문제다.
또 중요한 의사결정. 한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 2030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 하겠다. 사실 얼마나 사회에서 돈을 잘 벌든, 명예나 부를 이뤘든 간에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그 사람은 불행할 확률이 아주 높다. 그냥 돈은 종이일 뿐, 시간이 갈수록 인생에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에 공허만 찾아온다.
먼저 연애를 보자. 보통 연애의 조건을 따질 때 얼마나 더 자주 볼 수 있는지 없는지, 외모는 어떤지, 상대의 소비성향이 어떤지, 서로의 거리가 어느 정돈지 이런 것들이다. 결국 벌어진 결과값에 이런 외적인 조건들을 갖다 붙이기 때문에 연애에서 이게 '중요한 요인'이라고 사람들은 인지한다. 근데 생각해 보자.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성향과 취향에 호감이 있냐 없냐의 문제다. 나와 그 사람의 호감도와 친밀도가 얼마인지에 따라 연애의 성공과 실패가 걱정되는 문제로 즉, 결국은 두 사람의 관계 문제다.
결혼도 이와 비슷하다. 결혼할 때에는 우리는 뭘 더 고려하나. 상대의 집안은 어떻고, 돈은 얼마를 모았고, 어느 회사를 다니고, 월 수입이 얼마고, 부모님의 노후대비는 되어있는지, 얼마나 저축을 할 수 있는지가 떠오른다. 요즘은 첫 만남 소개팅부터 물어본다고 한다. 평생 같이 살 사람을 선택하는 건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당연히 ‘결국 어떤 사람이냐’의 문제다.
사실 돈 없어도 결혼하고 살아보면 어떻게든 다 살아진다. 미혼자들이 걱정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관련이 없다. 그냥 다 살아진다. 돈 없어도 애 낳으면 어떻게 하냐고?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냐고? 다 살아진다. 집 없이 전세, 월세를 전전하고, 가진 것 없어도 결국은 다 행복하게 잘 산다. 악착같이 더 잘 산다. 우리가 초점을 두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결국엔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것들일 뿐. 가장 중요한 건 또 사람이다. 또 결국은 똑같이 사람 간의 관계로 직결된다.
다음은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 의사결정이다. 돈 잘 버는 대기업, 안정적인 공기업, 능력 있는 전문직. 물론 모두 좋다. 요즘같이 취업이 힘든 시대에 축하할 일이다. 자, 근데 우리 주변에는 힘들게 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 안 지나 퇴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랬고, 주변에 셀 수없이 많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서 도저히 배울 게 없어서 퇴사할까? 일이 너무 많아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양이라 퇴사할까? 아니면 연봉이 너무 적어서? 복지가없어서? 안정적이지 못해서? 물론 이와 관련된 퇴사자도 있겠지만 장담컨대 거의 대부분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너무 스트레스라 퇴사한다. 도저히 본인의 상식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이 그만두지 않아 계속 안고 가야 할 문제이기에 퇴사하는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자, 결국은 또 사람. 또 관계.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람, 그리고 그 사람 간의 관계. 행복도, 불행도 결국 다 여기서 파생된다. 각각 독립적인 주체라 생각할지라도조금만 파보면 본인에게 중요한 이벤트가 다 사람으로연결돼 있다. 결국 내 주변의 사람과 어떻게 행복하게 잘 지내냐가 내 삶의 질, 의사결정 등 모든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인식’이다. 다른 사람과잘 지내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관계에서의 행복이 100이 있다면 90은 여기에 쏟아부어야 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실제로 이걸 모르면 망망대해를 떠도는 배와 같다. 닻이 있어야 배도 고정이 된다. 그리고 닻과 배는 연결돼 있다. 나만의 중심축, 나를 알아가는 건 이 닻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진단 심리검사나, 타인에게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하거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워낙 다양한 검사 방법이 있고, 특히 요즘은 돈도 안 들고 유튜브 몇 개만 봐도 본인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알 수 있다. MBTI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더 심오하게 접근해야 한다. 일을 할 때나, 매사에 어떤 걸추구하고 내가 무슨 성향인지.
가령,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나는 인내심이 있고, 다른 사람을 돕는데 큰 성취를 느낀다.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하거나 잠재적인 역량이 있는 이가 있다면 돕고자한다. 또한 갈등을 최소화하려고 하며, 나의 요구를 표현할 때에는 조심스럽고 말을 아낀다.
그럼 다 먹고살자고 나를 알아가는 건데 어떨 때가 가장 행복하냐? 내가 가진 역량과 감성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거나 인도할 때 가장 큰 행복과 성취를 느낀다.
브런치 앱에서도 종종 본인은 어떤 사람이고, 왜 성공해야 하며,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며, 현재 나는 어떻게 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는 이들을 요즘 유심히 보고 있다.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본인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를 홍보하고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무언가 시작하는 데 있어서 늘 본인의 역량이 어떻게 기여될 수 있는지 가장 먼저 살필 것이기에, 어떤 분야든 성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 이걸 알았다면 이제 ‘상대가 바라는 것이 뭔지’ 생각한다. 그럼 관계는 끝이다. 돈을 벌 때도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냐면 로직은 동일하다. 상대가 무엇을 바라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돈을 주고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 수 있지 않겠나. 나는그래서 대화할 때 딱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본인이 자의식과잉에 심취해 너무 친절하고,상대가 잘되길 바라는 헌신가이며, 능력남이라고 생각하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근데 이건 설령 자신이아니라고 할지라도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기에 큰 상관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이 하고 있는 행동이절대적으로 100% 상대에게 좋다고 생각하며 그걸 과잉적으로 분출할 때 발생한다. 혹은 반대로 너무 안 좋다고 생각하면서 소극적으로 행동할 때 발생한다. 즉 본인이 상대에게 미칠 영향을 편향적으로 해석할 때 관계에서의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령, 나는 상대를 잘 지지해 주고, 상대를 수용해 주는강점이 있다고 하자. 이것이 과하면 상대는 오히려 장점보다 단점으로 부각해 '실속을 못 챙기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잘 배려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헌신적이라던가, 잘 도와주는 사람은 오지랖이 넓다던가. 승부욕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점은커녕 공격적이다, 강압적이다 또, 늘 자신감 있는 사람은 거만한 사람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자, 반대로 본인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부분들도 한번 보자. 어떤 한 분야에 있어 고집이 센 사람이 있다고 하자. 모두가 고집 세다고 당연히 욕하겠지? 아니, 어떤 사람은 그걸 근성 있다라고 표현한다. 고지식한 사람은 원칙이 있다, 융통성 없는사람은 체계적인 사람, 소극적인 사람은 자제력 있는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관계는 모든 것이 과잉되거나, 결핍으로 닿아서는 안되며, 늘 편향적이지 않은 균형이 선행되어야 한다.
맛있는 음식도 하루종일 그것만 먹으면 어느 순간 맛 없어진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시끄럽게 틀어놓으면 짜증이 난다. 지금 나와 함께 같이 살고 있는 사람, 만약 혼자 산다면 내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생활에서의 주변인들에 본인이 어떻게 비치나를 제발 먼저신경 쓰지 말고, 내가 그들에게 후회 없는 표현을 할 수있는 방법을 연구하자.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늘 혼자였고 혼자가 편하다고?맞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평생 방안에서만 살 건 아니기에, 언제 어떤 순간이 되든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순간은 꼭 온다. 인생이 마이웨이든 뭐든 내 마이웨이에서 내릴 결정도 어쩌면 과거에 경험했던 관계에서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모르고 마이웨이하는 거랑, 알고 마이웨이하는 거랑은 천지차이다.
내가 후회 없는 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 한 사람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 결국 인생을 살면서 남는 건 ‘내사람’이다. 그게 인생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돕는 KEY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