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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냥 발을 떼어보는 거다.

당신은 분명히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

by 알레
너, 퇴사한 뒤로 모든 후임들에게 난 너를 저주할 거다!


살면서 이만한 욕을 또 들어본 적이 없다.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자발적 퇴사였지만 억울한 맘과 알 수 없는 냉대속에 하루의 근무시간을 가득 채운 후 회사를 나왔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또다시 퇴사를 했다. 처음과 달리 이번엔 억울한 마음도 불편한 감정도 없었다. 그저 나의 인생에만 집중하였고 나의 삶의 방향만 고민했다.


마흔 살 즈음은 직장에서 한 창 물이 오를 때다. 과장급에서 차장급 직원일 것이고 업무량과 처리능력이 가장 날이 서 있을 시기다. 그만큼 더 높은 몸 값에 배팅하며 새로운 둥지를 찾아갈 수도 있는 때에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회사 밖으로 떠났다.


사람들은 마흔 살을 두 번째 스무 살이라고 부른다. 겪어보니 참으로 묘하다. 스무 살과 같은 열정과 삶에 대한 갈망이 끓어오른다. 그러나 두 번째 이기에 기회비용도 크다. 가정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만큼 선택의 귀로에서 도전하기보다 안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마흔 살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20대, 망설임의 10년이라고 부르는 30대를 지나 맞이한 40대의 첫 해였던 만큼 지난 20년의 삶을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호기롭게 떠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지난 시간 동안 나의 선택이 ‘기세’ 였는지 ‘허세’였는지 혼란을 겪기도 했다. 불안과 초조함이 증폭되었을 때마다 기가 막히게 SNS 알고리즘은 ‘돈 버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보여주었고 난 하나 둘 결제를 했다. 지나고 나니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여전히 알고리즘 호구로 남의 호주머니나 채워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헤매고 가라앉고 원망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던 숱한 나날을 보내고 나서야 한 가지 답을 적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또다시 출발 선에 섰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같은 고민을 하는 또 다른 나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퇴사라는 감정적 이명이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들기 전에 자신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당신은 분명히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길 바란다. 당신의 삶은 결국 당신이 믿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기에 자신을 더 믿어주길 바란다. 앞으로 계속 기록될 나의 삶에 당신의 이야기가 더해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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