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사랑이 내게 물었다
나는 무엇일까 하고
나는 사랑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 뒤 대답했다
너는 내가 숨을 깊이 들이마실 때
내 몸 깊숙이 퍼져나가는
한없이 가볍고 투명한 산소야
내 안 가장 안쪽에서
내 삶에 찾아오는 고독의 순간들을
기꺼이 버텨낼 수 있는 용기로 새롭게 태어나지
그리고 내가 숨을 깊이 내쉴 때
너는 세상 속으로 멀리 퍼져나가
찬란히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 한 조각되어
그 노을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가장 안쪽에서
그들이 그들만의 고독의 순간들을
기꺼이 버텨낼 수 있는 용기로 다시 태어나지
그 말에 사랑은 내게
말없이 미소 지은 뒤
나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설령 네가 숨을 쉬는 것을 멈추게 되더라도
나는 항상 너와 함께 네가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속에 용기의 숨을 불어넣고
설령 네가 보는 것을 멈추게 되더라도
나는 항상 너와 함께 네가 사랑하는 이들의
눈 속에 희망의 빛을 불어넣을 거야
너는 네 존재 자체만으로
모두에게 충분하단다
네가 세상에 처음 온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러니 너에게 부탁할게
내가 네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언제까지나 내 손을 꼭 잡고 나를 기억해 줘
그 말에 나는 사랑을
힘껏 안아주었다
그러자 사랑이
내 하늘을 노을빛으로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