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코스모스 길에서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황화코스모스 길에서


새벽이 풀어놓은 서늘함이 몸서리를 불러옵니다.

낮게 내려앉아 있는 구름은 잠시도 이동을 쉬지 않네요.

바삐 가야 할 곳이 있겠지요.

기다리는 무엇인가에게 가야 할 겁니다.

얼른 가서 그 품에 안겨 쉬고 싶을 것이지요.

나도 그렇습니다.

멈추지 못하는 것.

부르르 몸 떨어내고 가야 할 데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른 가을이 거칠게 여름 속으로 와 버렸습니다.

타박거리며 묵언과 함께 계절이 혼재된 길을 걸었습니다.

나에게 손 내밀어 마디와 마디를 어긋네 손가락을 걸어봅니다.

거친 바람처럼 왔다가 지나쳐갈 삶을

그렇게 손등과 손바닥 사이에 포개고 있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길가장자리에 섭니다.

황화코스모스가 바람에 춤을 춥니다.

서로의 낯을 비비며 뜨겁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한참을 춤 구경을 하다가 부풀려지는 그리움에

어느새 가슴 뜨거워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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