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 잎새에 앉은 햇살처럼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포플러 잎새에 앉은 햇살처럼


너를 향해 내가 지속하고 있는

모든 시간을 열어놓고 있을 동안에는

거침없이 속내를 드러내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독백 같은 고백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일 이유가 되는 수줍음은 흠집이 아니어서 좋았다.

사랑한다거나 사랑을 했었다거나

시점이 달랐어도 서로를 이해하고선

말 어미를 갈라야 하는 구체성을 따지지 않아서 편했다.

온열경보가 지속되는 열기의 그물에 갇혀

마른침을 삼키면서도 하루 한나절 한시간을

항상 같은 시간단위처럼 소상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너에게 열려있는 심장이 박동을 멈추지 않듯

포플러 잎새에 앉은 햇살처럼 잎맥까지 침투한

광합성 작용은 예사롭지 않은 그리움으로

무한정 진행되고 있었다.

인연을 시작한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흔들림 없이 무한대를 점령한 채로 너를 이끌고 와

내 혈관 속을 속절없이 정화시키고 있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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