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는치료사 Apr 17. 2024

우리, 왜 이렇게 되었을까?(2)

설명하다 깨달은 아이의 속사정

설명하다 깨달은 아이의 속사정

 

 3학년이 되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선생님께는 "약물 없이 치료하고, 정말 안되면 전학 가겠다."라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였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정신과, 대안학교과 심리상담소를 다니면서 상담을 했습니다.


아이의 상황에 대한 질문들을 받고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또렷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3년 동안의 철수의 환경은 이러했습니다.


1) 첫째인 아들은 4살 경 여동생이 태어난 이후로 독차지하던 사랑을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유명한 심리학자 아들러는 첫째가 둘째를 만나면 '왕권의 폐위'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큰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2) 둘째 영희는 공감 능력, 사회성이 날 때부터 아주 뛰어났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격려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DNA로 가지고 있던 아이입니다. 주변 모든 어른들로부터 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3) 우리 부부는 둘째가 태어나고 무리하여 새 아파트를 샀습니다. 그래서 부채압박으로 인한 마음의 압박이 둘 다 컸기에 당연히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육아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우리 부부는 자주 부딪치고 싸웠습니다.


4) 잦은 부부싸움으로 불안한 표정의 아들은 우리 부부의 대화에서 약간의 날 선 말투만 느껴도 "엄마, 아빠 싸워?, 싸우는 거야"라고 물어보곤 했었습니다.


5) 주 양육자가 엄마, 외할머니 ▶ 친할머니 ▶ 이모님 순으로 1년 내외로 자주 바뀌었었습니다. 부모를 포함한 모든 어른들이 동생을 더 이뻐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은 마음 아파해야 했었습니다. 어른들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기력했을 거 같습니다. 특히 아내는 주위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라 아이에게 지적을 많이 했었습니다.


6) 교회 부설 유치원에 다닐 때는 문제행동으로 전화 오는 일은 별로 없었는데, 아직 어리기에 유치원 선생님들이 수용적으로 받아 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하면, 철수는 자주 싸우는 부모와 주양육자의 잦은 교체로 인해 일상에서 불안도가 높았고,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여동생과의 비교로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리다 이유로 이해를 받던 유치원에서 30여 명이 한 학급을 이루어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에 가니, 환경자체가 굉장히 힘들게 느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약물치료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아이입장에서 생각해야 도움이 됩니다.)


* 심각한 부부싸움이 자주 일어나고 있지는 않나요?

* 주양육자가 자주 바뀌고 있지는 않나요?

* 주양육자에게 아이는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지요?

* 아이는 집안에서 억울한 이유로 비교당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 혹시 내 집마련, 사업안정 등 마음이 분주하여 아이들의 마음은 무시되고 있진 않은지요?"


이전 07화 우리, 왜 이렇게 되었을까?(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