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독서를 하며
철학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자극의 방향에 따라
자국이 나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점이다.
내가 가진 결은 유지 하되
감각에 집중하지 않고
정신에 집중하는 법을 알려줬다.
마음에 생긴 홈을 메우기 위해
그 마음 조각에 맞는 책을 찾아다니던
유목민 생활을 정리하게 해 줬다.
마음 조각에 딱 맞는 문장을 찾지 못했을 땐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곤 했다.
작년 한 해, 고 3으로 살아남기 위해
힘겨워하는 딸아이를 보며
나를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얇은 실을 붙잡고 공부에 매달려 있던 아이는
시험기간이 되면 실이 끊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거미처럼 점프해 회피할 곳을 찾았다.
그때마다 딸이 안쓰러워진 나는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고 위로해 줬다.
내가 자라면서 받아보지 못한 위로를
아이에게는 주고 싶었다.
이제 철학과 본격적으로 만나 단단해지는 나는
아이를 위로하는 것을 멈췄다.
위로대신 온전한 자립을 위한 철학을 전한다.
철학은 우리의 영혼이 더러워지거나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철학은 쾌락이나 고통보다 강하고
결코 목적 없이 행동하거나 위선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행위나 무위에 개의치 않고
자기에게 일어나거나 주어진 모든 일을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오는 것을 받아들인다.(주)
철학은
바닥에 떨어져도 바스러지지 않는 단단함과
부드럽지만 충격에도 홈이 파이지 않는 탄력을
주는 빛을 마음에 쪼여준다.
아이와 함께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자신의 내면에 해야 할 질문을 알려주는 것.
철학이 내게 준 변화다.
철학은 평온이라는 의식의 안정 속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어 준다.
“Philosophy is the doorway that leads us into the tanquility of consciousness.”
주) 명상록, 아우렐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