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의 힘

by 안태현

얼마 전 친구가 불러내 오랜만에 도림천을 걸었습니다. 최근 서울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 내렸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습니다. 조깅을 할 때 달리던 트랙은 다 뜯어져 있었고, 어딘가에서 물살에 떠내려온 집기들이 강변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이곳을 다시 예전처럼 되돌리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겁니다. 혹은 복구공사 동안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한남동으로 가면서 여전히 물이 불어있는 한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벌써 폭우가 내린지 2주나 지났지만 물은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이 방대한 물이 어디서 흘러나오고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비가 쏟아질 때는 금방 끝이 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 것은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살다 보면 폭우가 불러온 재앙처럼 일상이 무너져 내릴 때가 있습니다. 그걸 복구할 때까지는 짧은 시간이, 혹은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복구하려는 의지조차 없을 때는 방치됩니다. 방치된 곳은 결국 누구도 반기지 못하는 폐허가 됩니다. 그 일을 막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복구하려는 의지를 갖춰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도 복구를 도와주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설 겁니다.


최근 정말 큰 위로를 얻었던 일이 있었는데, 그분 덕분에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 바뀐 것 같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나아가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은 나아집니다. 제가 쓴 이 글들이 모여서 누군가의 삶을 복구하는 데에 일조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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