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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한 식물 누나 Nov 09. 2023

믿거나 말거나 고사리


마법같은 고사리 이야기 


오랜 옛날 서양에서는 여행자가 숲을 헤매다 고사리를 밟으면 혼란에 빠지고 그 자리에서 길을 잃게 된다는 속설이 있었다. 고사리가 '비의 마법'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가뭄이 지속될 땐 고사리를 태워 비를 기원하기도 했다.  


고사리 잎을 베개 밑에 두고 자면 평소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게 해준다는 속설도 있다. 심지어 고사리 포자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투명 망토를 입은 것처럼 몸이 보이지 않게 변한다고 했다니, 해리포터 뺨치는 이야기다. 믿거나 말거나, 식물 하나에 얽힌 전설이 이렇게도 많으니 참 재미있다. 


Image by Pexels from Pixabay



고생대부터 지구의 터줏대감


고사리는 고생대부터 지구에 살았던 오랜 역사의 원시식물이다. 고사리는 양치식물로 꽃을 피우지 않는다. 꽃의 결실인 열매로 종자 번식을 하지 않는 대신 포자를 이용해 번식하는 방식을 취한다. 


실내 식물 애호가의 끝은 결국 고사리라고 할 정도로 고사리 식물에 대한 열정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뜨거운 편이다. 키 큰 관엽식물과 함께 배치하면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고사리 특유의 매력이 돋보인다.  

빛이 다소 부족한 곳에서도 잘 자라 실내의 칙칙한 곳을 초록으로 빛내준다. 특히, 멋진 저택이 등장하는 미드나 영화를 보면 응접실이나 홀에 자리잡은 커다란 보스턴고사리를 많이 만날 수 있다. 



Image by �♡�♡� Julita �♡�♡� from Pixabay



실내에서 살아가는 고사리들


실내에서 키우는 고사리 종류는 무척 다양하지만, 가장 흔하게 키우는 종류로는 보스턴고사리, 아비스 그리고 블루스타펀이 있다. 



클래식한 매력 보스턴고사리


미국에서 가장 클래식한 실내 식물이다. 보스턴고사리의 보스턴도 미국의 지명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렇다고 보스턴이 원산지라는 뜻은 아니다. 


한 사람이 보스턴에 있는 친구에게 이 식물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보스턴을 중심으로 이 식물이 크게 유행하게 되어 보스턴고사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 고사리, 부산 고사리같은 느낌인걸까?   



새 둥지 같은 아비스 고사리


로제트 형태로 자라는 독특한 식물이다. 새 잎이 중앙 로제트에서 하나씩 펼쳐 나오는 모습이 재미있다. 새 둥지 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래서 영어 이름도 Bird's nest fern이다. 



색감 맛집 블루스타펀


흔히 블루스타펀 고사리라고 부르지만, 펀(fern)이 이미 양치식물이나 고사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블루스타펀 또는 블루스타 고사리라고 하는 것이 중복이 없는 이름이다. 


다른 고사리들이 무척 습한 환경을 선호하는데 비해 블루스타펀은 일반적인 습도에도 적응해 실내 가드닝에 적합한 식물이다. 블루스타펀은 독특한 색감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사리 실내에서 키우기


고사리는 그늘진 곳에서도 잘 살아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내에서는 직사광선을 피해 밝은 느낌이 드는 곳에 키우는 게 좋다. 실외라면 나무 그늘 아래 자라 음지식물로 분류하지만, 실내 공간은 아무리 밝다해도 실외보다 어둡기 때문이다. 


촉촉하고 온화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습도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건조한 계절에는 자주 분무해 주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에어컨이나 온풍기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습한 걸 좋아한다고 창문도 빛도 없는 화장실에서 키울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사리가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고 흙이 축축한 상태가 지속되면 곤란하다. 건조할 때는 잎 주변으로 분무해 주고, 축축함이 아닌 촉촉함을 기억해야 한다. 


실내 습도가 낮으면 고사리 잎 끝이 잘 마른다. 쟁반, 수반 등에 자갈을 깔아두고 물을 부어준 다음, 그 위에 화분을 올려 키우면 습도조절에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이용할 때는 과습 방지를 위해 너무 가까이 두지 않는다. 자연기화식 가습기나 실내 인테리어용 수경시설을 이용하면 건조한 계절에 식물을 키울 때 도움이 된다. 



싱그럽고 고요한 고사리 


고사리는 고생대부터 지구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 진화하며 지금까지도 우리와 함께 하는 식물이다. 화려한 꽃을 피우거나 맛있는 열매를 맺지도 않지만... 숲속 그늘에 엎드려 조용히 살아갈 뿐이지만... 나는 고사리 특유의 매력이 참 좋다. 은은하고 싱그럽고 고요하다.  


고사리는 대부분 반려동물에게 독성이 없어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서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다. 조용하고 무해한 초록 생명체, 그 특유의 생명력이 좋아 나도 고사리처럼 살아가고 싶다. 


Image by KB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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