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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맛집의 역설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으면 발생하는 일

by 애런하우스

(약간 번외 느낌의 글)


(1) 이번 설날 명절의 긴 연휴를 이용해서 거제도 부모님 댁에 꽤 오래 머물렀다. 기존 명절연휴와 다르게 관광지뿐만 아니라 로컬 맛집을 제법 탐방할 수 있었다.

(2) 제일 놀란것은 생각보다 거제도 물가는 꽤 높다는 사실이다. 특히 거제도의 중심인 (시청 소재지) 고현동 인근은 서울 물가에 버금가는 수준이고 일반 식당도 그렇지만 카페나 베이커리 가격도 살짝 당황스러운 수준이었다.

(3) 하지만 재료나 플레이팅, 맛은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카카오맵 기준 4.1 이상의 일부 음식점만 찾아다녀 본 결론이다. 제발 존경하는 거제시민의 태클이 없길 바라며)

(4)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거제도 조선업 호황기에는 농담삼아 동네 개가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의 경제활성화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했지만, 2010년 후반 조선업의 경색으로 많은 직윈들이 빠져나갔고 지금은 그 자리를 외국인노동자들이 채우고 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폐점하는 점포는 많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한다.

(5) (이런 현상은 고점경직성인지, 구축효과인지 혹은 화폐환상인지 명확하진 않고 뒤섞인 느낌이다)

(6)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의외의 답변을 주셨다. 과거에는 노동자가 거의 한국인이라 소비가 여기, 거제도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다수의 외국인노동자라서 번 돈을 모두 해외에 송금하다보니 거제시 내수 경제가 잘 안돈다는 말씀이었다.

(7) 물론 그런 효과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거제도 식당들의 가격 대비 퀄리티와 차별성 부족의 문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 브랜딩)

(8) 왜냐하면 거제도를 대표하는 음식이 뭔지 아직도 모르겠고 거제시를 대표하는 레스토랑이나 식당도 잘 일치하지 않는다. 솔직히 모르겠다.
(+거제 맛집으로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느낌이 올것이다)
(++그리고 굴구이는 석화를 그냥 장작에 굽는거니 빼자)

(9) 결론은 자체적인 차별화 노력없이 외국인노동자, 최저임금 탓만 하고 과거의 영광만 기억하는 모양새로 느껴졌다.

(10)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조건은 현재 상황과 문제 그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인분석이 내가 아닌 경제탓 + 정책탓 + 외국인탓과 같은 원인분석이라면 거제시의 자체적인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좀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11)덧붙이며.

얼마전에 거제 고현동어 있는 나이키매장이 망했다고 한다. 나이키가 망할 정도이니 거제 경제가 큰 일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린 사실 잘 알고 있지않은가? 나이키 매장이 폐점하는것은 경제 문제가 아닌 브랜드와 쿠팡, Kream의 효과라는것을.

#거제도 #나이키 #지역경제 #쿠팡 #KREAM #작심한달 #손승완 #직장인 #문제

(거제도와 무관한 샘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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