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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세히더라.(시골살이5)

EP.5 유기견, 유기묘 돌보기

by 김달래

"다리 하나 잃었어~?"


아침 뚱이 산책길에 포장공장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와 깜짝 놀랐다.

목줄도 하지 않은 백구가 튀어나오니 뚱이는 놀랐는지 겁을 먹고 왈 짖었다. 저보다 덩치가 큰 넘을 보더니 등줄기가 태백산맥 줄기처럼 솟으며 꼬리를 치겨들어 힘을 빡 들인다.


"아냐 아냐 괜찮아 너보고 친구 하재자너!~~~"

하며 냄새를 맡게 해주려 하는데.. 백구의 다리가 3개다. 앞다리가 하나 없다. 절뚝거리며 다가온다.

그래도 뚱이는 워낙 겁쟁이라 멀찌감치 감시태세 돌입이다.


팔봉산 바로 밑 포장공장에서 사장님인듯한 분이 걸어 나오시면서

"괜찮아요 반갑다고 그러는 거요. 유기견인데 교통사고로 하나를 잘랐어요. 10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좋다고 그러는 겁니다."

나의 작은 뚱이도 세 번의 관절 수술로 뒷다리 하나를 절고 들고 걷는 처지라 앞다리 하나 없이 세발로 걷는 아이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울컥한다. 유기견을 수술도 시키고 키우는 사장님이 달리 보였다.


몇 해전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릎이 아파서 모든 게 하기 싫어졌던 니의 병원생활이 떠올라 고개를 저었다.

하물며

'앞다리 하나를 잃어 얼마나 아프고 불편할까'


오른 뒷다리 저는 뚱이



우리가 골목길로 들어서서 안 보일 때까지 지켜보고 또 오라는 듯이 멀리서 보고 있다. 뼈다귀 하나라도 있으면 던져주고 싶었다. 세 개의 다리로 버티고 걷는 걸 보니

측은해 보여서 안아주고 싶었는데 우리 강아지가 어떻게 덤빌지 몰라 차차 더 친해져 보기로 했다.


"너도 잘 버텨야 한다. 백구야!"




뚱이도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 멈춰서 바라본다.


시골에 와서 보니 들개도 고양이도 많은데 부상당한 아이들도 방치된 아이들도 꽤 보인다.



며칠 전엔 시직원들이 트럭에 고양이 덫을 가득 싣고 마당 한편에 주차를 한다.

"길고양이들을 잡을 덫을 놓으려는데 마당에 몇 개만 놓아도 될까요?"

했다.

"고양이를 잡아요?"

"길고양이 숫자가 많아져서 중성화시켜 주려고요."

길고양이의 번식률 때문에 시에서 내린 방책같다.


베르나르베르베르의 고양이 책에서 보니 고양이들의 영역 텃세가 대단하다고 한다.

한가족이 아니면 그 동네에 발도 못 붙이고 떠돌아다니다 죽는다 했다.


며칠 후 중성화 한 고양이를 다시 마당에 풀어놓는 것을 보았다.


"우리 뚱이가 고양이를 보고 짖어서 그러는데 다른 데다 놓아주시면 어떨까요?" 했더니

"다른 동네에 풀어주면 물려 죽어요 살아남지 못합니다."


'아. 맞다 고양이는 자기 동네에서 한 대장밑에서 식구끼리 산다고 했지?'

그제야 깨닫고 뚱이를 목줄을 길게 해서 고양이가 나타나도 튀어나가지 못하게 해 놓았다.



멀찍이 탐색하는 뚱이



"너도 뒷다리를 조심해야 해 또 부러지면 수술해야자너"

안쓰러운 마음에 뚱이를 달래고 진정시킨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 냥이야.. 뚱이야."


자기가 키우던 개를 끝까지 책임감 있게 사랑해 주기를 바라며 냥이도 동네에서 싸우지 말고 잘 버텨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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