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누구랑 가장 친해?

by 해피연두

남편과 저의 가장 큰 다른 점은 바로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입니다.


극 대문자 I의 성향을 가진 저는 사람을 대할 때 많이 어려워하고 낯을 가립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어렵고, 다른 사람들의 의미 없는 말 한마디에 신경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금방 기가 빨려서 집에 가고 싶어 지지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친해지게 되면 찐친이 됩니다.

오래오래 좋은 관계로 남게 되지요.


반면에 남편은 극 대문자 E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금세 친해지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항상 활발하게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요. 앞에 나서는 것도 좋아하고요.


연애를 할 때 가끔은 그런 모습들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신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저에게는 무척이나 어색했지만, 그로 인한 장점들도 있기에 20년을 살면서 점점 받아들인 것 같네요.


2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이런 모습들도 상대방에 따라 변하고 있나 봅니다.

여러 사람들과의 수다나 술자리를 좋아했던 남편은 이제 그런 것들을 저와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색하고 조용했던 모습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운동 동호회에 들어가고, 일을 할 때도 좀 더 나설 때도 있고요.

그동안 상대방과 살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것 같네요.

한 번은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저처럼 조용한 성격보다는 남편처럼 활발한 성향의 여자를 만나지 왜 저를 만났냐고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둘 다 너무 방방 뜨는 활발한 성격이면 오히려 더 힘들 것 같다고 하네요.


아마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점 때문에 상대방에게 끌리고, 결혼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르다는 걸 [틀리다]로 받아들이면 함께 지내기가 힘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엔 저도 제 생각과 다르면 다시 제 생각대로 만들려고 부단히 애썼던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 서로가 감정이 상하기도 하더라고요.

아주 작고 사소해서 지나고 보면 정말 별일도 아닌 것을요.


이제는 '그러려니~'하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화장실 휴지를 제가 걸어둔 방향과 반대로 걸어두면, 다음번 휴지를 걸 때 다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두면 되는 것이고요. 치약을 아무 데나 눌러써서 불편하다면 짜서 쓰는 치약이 아닌 펌핑치약으로 바꾸어두면 됩니다. 옷을 뒤집어 두면 그대로 빨아서 접어주고요~

적고 보니 정말 소소한 것들이네요.


많이 달랐던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상대방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이제는 둘이서 찐친이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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