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내용과 아무 상관없음!
이상하게도 제 눈에는 보이는데,
분명히 보이는데,
남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그 작은 일들이 해결되는데,
그냥 안 보이는 것처럼 해버리니...
결국엔 모든 것들이 제 손을 거쳐야 해서 가끔은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쓰레기통이 가득 차있으면 꺼내서 쓰레기봉투에 넣고 새 비닐을 씌워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가득 찬 쓰레기는 보이지 않나 봅니다.
그냥 꾹꾹 눌러둘 뿐입니다.
결국엔 제가 꺼내어서 해결해야 합니다.
가끔은 저도 같이 꾹꾹 누르기만 하고는 안 꺼내버립니다.
그러다가 쓰레기가 넘쳐서 지저분해지면 그제야 남편은 쓰레기봉투를 꺼냅니다.
거의 매번 제가 처리하니 가끔씩은 꾹꾹 누르기보다는 쓰레기봉투를 꺼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의외로 집안일들이 작고 사소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해두면 집안이 깔끔해집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하는 입장에서는 꽤 귀찮습니다.
해두면 티가 안 나지만, 안 해두면 티 나는 일들.
모두 저의 손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가끔은 콕 짚어서 해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뭔가를 해달라고 하면 제가 생각한 대로 잘해줄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칭찬합니다. 그러면서 살짝 말해줍니다.
'다음엔 요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 하고 말이죠
시킨 걸 해냈는데 제 마음에 안 든다고 투덜거린다면 다음엔 해달라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시키면 점점 잘 해내게 되더라고요
제가 늘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집안일은 돕는 게 아니다'입니다.
같이 사는 곳이고 같이 일하고 있는데 집안일까지 모두 제 몫인 것은 좀 속상했습니다.
돕는다는 건 누군가는 전적으로 맡아서 처리하고, 다른 사람은 보조만 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더라고요
여기서 '전적으로' 역할을 맡은 사람은 꽤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처리해도 되는 일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 다양한 생각들을 해야 할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생각만으로도 피곤해지기도 하고, 좋은 생각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머리도 아프고 그 일도 해내야 하고 그러면 점점 더 하기 싫어집니다.
누구나 보조를 하고 싶어 하지요
남편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소소하고 작은 것부터 큰일들까지~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같이 상의하고 [돕는 게] 아닌 [같이 하는 걸]로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생각보다 더 나은생각이 나오기도 합니다.
책임도 행동도 의무도 권리도 함께하니 조금은 집안일이 수월해집니다.
20년 동안 살면서 이제는 그런 눈치도 꽤 빨라진 남편입니다.
주말 내내 설거지 한 번을 안 한 것 같으면, 본인이 하겠다고 얼른 고무장갑을 끼고 나섭니다.
지저분한 게 있으면 지적을 하려다가도 알아서 청소기를 가지고 가서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남편이 주말에 반찬을 만들면 옆에서 재료를 손질하고, 설거지를 해둡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그런 저희 모습을 보면서 자라고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의 생활도 돕는 게 아닌 함께를 추구하면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