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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록 Sep 20. 2024

가까워지고 싶지만,혼자이고 싶어

회사 동료가 가끔은 정말 보기 싫을 때가 있다. 어쩜 저렇게 얄미울까 싶어서 화가 나 눈물이 났다. 인간관계란 참 어렵고 힘들다. 그럼에도 삶에는 대인관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역시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그 선은 겨울밤 창문 너머로 비치는 가로등 불빛과도 같다. 멀리서 보면 따뜻하게 느껴지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눈부셔서 시야가 흐려진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우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그 거리를 찾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때로는 상대가 내 경계를 침범하고, 때로는 내가 무심코 그들의 경계를 넘기도 한다.


관계에서 우리는 종종 ‘가까이’와 ‘멀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어떤 이는 너무 가까이 다가오려 하고, 어떤 이는 멀리 도망가려 한다. 하지만 모든 관계는 그 나름의 리듬과 호흡이 있다. 너무 빠르게 달리면 서로의 발걸음이 엇갈리고, 너무 천천히 가면 그 사이에 침묵이 흐를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상대방의 리듬에 맞추어 발을 디디고, 때로는 멈추고, 때로는 한 발짝 물러서기도 해야 한다.


나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싶었고, 내 마음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점점 지쳐갔다. 나를 위한 일이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나를 마모시키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서 멈춰야 할지,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워졌다. 그렇게 관계는 점점 피곤해졌고, 나 자신은 서서히 흐려져 갔다.


그러기에 가끔은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무가 자기 보호를 위해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우리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지를 잘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너무 많이 주려고만 하면 나 자신이 무너질 수 있다. 필요한 때는 가지를 쳐내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도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사람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에게는 경계라는 방패가 필요하다. 그 방패가 너무 단단해서도 안 되고, 너무 허술해서도 안 된다. 단단하면 그 안에 갇히게 되고, 허술하면 외부의 모든 것이 들어와 나를 잠식해버린다.


우리는 적당히 유연하면서도 분명한 경계가 필요하다. 이 경계는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도 필요하다. 타인이 다가올 때,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 시선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기도 한다. 경계는 단순히 나를 보호하는 선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섬세한 실 같은 것이다.


사르트르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경계도 그와 비슷하다. 타인이 다가올 때,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 시선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되는 순간도 있다. 관계 속에서 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다시 잃어버리기도 한다. 경계는 단순히 나를 보호하는 선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섬세한 실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을 때는 경계가 흐릿해지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 경계는 또렷해진다. 하지만 그 순간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상대가 너무 가까워져 마음이 불편해질 때, 어딘가에서 작은 경고음이 울리는 듯한 감각이 찾아온다. 그럴 때는 한 발 물러서야 한다. 그 거리는 단순한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그 적당한 거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떻게보면 관계를 맺는다는 건 불씨를 다루는 일이 아닐까싶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타버리고, 너무 멀어지면 불이 꺼진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렇다. 감정을 지나치게 쏟아내면 지치고 만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거리가 나를 위한 것임을 깨달을 때, 관계는 한결 편안해진다.



경계는 우리 마음속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울타리 같은 것. 경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 불편함은 나를 지키라는 신호다. 누군가가 너무 깊이 들어오면 그때가 바로 경계를 세워야 할 순간이다. ‘그 질문에는 대답하기 어렵다’거나 ‘지금은 혼자 있고 싶다’는 말로 정중하게 경계를 표현할 수 있다.


경계를 설정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한 번은 친구가 나에게 너무 개인적인 질문을 했을 때, 나는 그 순간을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아 웃어넘겼다. 하지만 내 안에 남은 그 불편함은 서서히 자리를 잡았고, 결국 그 대화는 나에게 피로감만 남겼다. 경계를 지키지 않으면 관계는 쉽게 무너진다.


경계는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도구다.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때 관계는 건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경계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나와 상대 모두를 존중하는 일이다. 관계가 오래 유지되려면, 서로의 경계를 인정하고 지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선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감정이 무거워지기 쉽다. 중요한 것은 경계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경계는 쉽게 사라진다.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상대방에게서 멀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과정이다. 관계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순간, 나는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경계는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고리가 된다. 경계가 없다면 나는 금세 다른 사람 속에 섞여버리고, 나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계를 세우면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잊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경계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경계를 필요로 한다.


관계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그 속에서 나를 지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경계를 지킨다는 것은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일이다. 적당한 거리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다. 너무 가까워지지 않고, 너무 멀어지지 않는 그 거리 속에서 각자의 모습을 존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관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결국, 경계는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타인 사이의 그 공간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진실한 관계를 맺기 위한 여유로운 공간이다. 그 공간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고, 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그 거리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관계에 지치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적절한 거리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때, 관계는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다. 이 거리감은 무심한 듯 보이지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예술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서로의 경계를 존중할 때, 관계는 더욱 평온해진다.


첫째,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인식하기‘다. 관계의 시작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마치 내 몸이 춥거나 덥다고 느끼는 감각처럼, 나의 마음도 어떤 순간에는 거리가 필요하고, 어떤 순간에는 가까움을 원한다. 상대방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밀려들어 올 때, 내가 왜 불편한지 인식하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너무 자주 나에게 연락을 한다면, 그 빈도나 방식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솔직하게 "나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과 한계를 명확히 알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부드럽게 전달하는 것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다.


둘째, ’명확한 의사소통‘이다. 거리감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상대방과의 대화가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한 친구와 매우 가까운 사이지만, 그 친구가 때때로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을 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 부분을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내가 아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라거나, "이 부분은 나에게 좀 예민한 부분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상대방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관계에서 더 깊은 신뢰를 쌓는 방법이다. 그렇게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며,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셋째, ’적절한 시간 관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표와 리듬이 있다. 너무 많은 시간을 한 사람에게 쏟으면 자아를 잃기 쉽다. 마치 한 방향으로만 계속해서 물을 주면 정원의 다른 꽃들이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다양한 관계와 나 자신에게도 시간을 분배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일주일에 하루나 몇 시간 정도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계획하고, 그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며 재충전하는 것이 관계에서 중심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더욱 여유롭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넷째, ‘노(NO)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서, 혹은 거절하는 것이 미안해서 "예"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나친 양보는 결국 나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관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진다. "노"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상대방이 나의 자원, 시간, 감정에 지나치게 기대려 할 때는 부드럽지만 확실하게 "지금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관계에서 나의 경계를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며, 상대방에게도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다섯째,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기’다. 나 자신이 경계를 설정하는 것만큼이나, 상대방의 경계도 중요하다. 우리는 때때로 상대방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들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들이 불편해하거나 거리를 두고 싶어할 때는 이를 존중하고 그만큼 물러나는 것이 필요하다. 가만히 두면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처럼, 때로는 상대방의 공간과 시간을 주는 것이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장 큰 배려가 될 수 있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주제에 대해 억지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거나, 그들의 감정적 영역에 너무 깊이 파고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섯째, ‘감정적 거리두기’는 관계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감정적으로 너무 깊이 얽히면,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에 끌려다니기 쉽다. 하지만 이는 자신을 지치게 하고 결국 관계 자체를 무겁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의 기분에 지나치게 반응하기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그들의 감정을 지켜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는 차갑거나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공감적으로 들어주는 자세다. 지나치게 얽히지 않고도 따뜻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모두 밤하늘의 별이다. 상대와 나 사이의 거리를 유지해야만 그 빛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빛을 가리게 되고, 너무 멀어지면 그 온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관계란 그렇게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미묘한 균형 속에서만 빛난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건 예술같은 것이다. 단순히 계산하거나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감각과 직관이 필요한 일이다. 한 걸음 다가서기 전에 바람의 온도를 느끼고, 한 걸음 물러서기 전에 빛의 강도를 헤아리듯, 이 거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해는 마음을 더 따뜻하고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


때때로 우리는 상대방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는 마음이 불쑥 들 때가 있다. 그들이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길 바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관계를 오히려 무겁게 만든다. 마음은 생각보다 연약해서, 너무 많은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 상대가 나와 같아지기를 바랄 때 오히려 관계는 지쳐간다. 그럴 때는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에게서 멀어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과정이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고, 나를 지키는 그 한 걸음이 결국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적당한 거리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모습을 존중하는 것. 그렇게 관계는 더욱 단단해진다.


건강한 관계에는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다. 이 온도를 유지하려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용기와, 자신의 경계를 존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방에게 "노"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보호하는 행위다. 마치 나무가 겨울을 준비하며 잎을 떨구듯, 우리도 때로는 거절하고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상대방이 내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고, 내가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마치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지만, 각자의 생각과 마음은 자유롭게 빛나는 별처럼 각자의 우주를 떠돌며 빛나는 것처럼 말이다.


관계란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너무 많은 색을 쓰면 혼란스러워지고, 너무 적은 색을 쓰면 밋밋해진다. 적당한 선을 그으며 필요한 곳에만 붓질을 더하는 것.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그 다름 속에서 새로운 조화를 발견한다.


결국 우리의 관계는 너무 가까워서도, 너무 멀어서도 안 되는 미묘한 경계 위에 서 있다. 그 경계에서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그 온기 속에서 따뜻함과 평화를 찾는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느끼고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관계 속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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