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통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이리야 덥지 않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감싼 이리.
"아나야 춥지 않아?"
솜털 하나 없이 핑크빛 속살이 다 드러나있는 아나.
너무나도 다른 이리와 아나.
네가 왜 신은 양말을 돌돌 말아 소파 구석탱이 한곳에 구겨넣는지
너는 왜 매일 똑같은 립스틱 두개를 들고나와 어떤게 더 예쁘냐고 물어보는지
네가 왜 한가지 일에 집중하면 열번을 넘게 불러도 못알아듣는지
너는 왜 원하는 게 있어도 바로 알려주지 않고 신경질을 내는지
우리는 도통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다.
달라서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겠지.
하지만 똑같이 생긴 두개의 퍼즐 조각으로는 짝을 맞출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달라서 서로에게 끌렸고, 그렇게 짝꿍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