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든 임대료를 받든 장사를 하든 다 돈 벌려고 하는 짓이다. 다른 말로 하면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게 더 좋은 투자자산인지 어떤게 더 좋은 장사 아이템인지 알 수 있을까? A 자산은 100만원 투자하면 10만원 벌 수 있다고 그러고, B 자산은 1,000만원 투자하면 50만원 벌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전자가 더 좋은 투자안이다.
왜?
수익률이 A자산은 10%, B자산은 5%니까, 10이 5보다는 크지 않나? 이렇게 투자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수익률이라는게 생겼다. 엄밀히 말하면 이 수익률은 투자원금대비 누적수익률이다. 어... 굉장히 이름이 기네.. 그럼 다른 수익률도 있단 말인가? 당연하다. 무지 많다. 이것 땜에 굉장히 헷갈릴 뿐 아니라 숫자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아주 나쁜 놈들도 있다.
그런데, 먼저 앞에 이야기한 A자산이 2년 투자하면 10%이고, B자산은 1년 투자하면 5%라고 하면 어떤 게 더 좋은가? 같다고??
아..... 투자는 복리로 늘어난다는 걸 깜빡하신 거 같다. 5%씩 두번 하면 10.25%가 나온다. (1.05 X 1.05 - 1). 복리는 무지막지하다. 너무 유명해서 관련된 이야기도 무지 많다. 장기투자가 왜 중요한지 이야기할 때도 설명하기도 하고.. 뭐 아무튼 B가 더 낫다. 2년 동안 10.25%니까. 그런데, 이렇게 하면 3년 투자하는 거 하고 비교할때는 3번 곱해야 하고. 귀찮다..
그래서 가장 늘리 사용되는 1년 단위 수익률로 다 환산한다. 그러면 A자산은 4.88%(=1.1^0.5)이고, B자산은 5%이다. 이것을 연환산수익률이라고 한다.
보통 연환산수익률은 1년을 넘어가는 걸 쉽게 이해하기 위해 사용한다. KOSPI가 100에서 출발해서 3,000까지 왔으니, 대충 3,000% 누적수익률인데, 40년인걸 감안하면, 연환산 수익률은 8.9% 쯤 된다..
그런데, 가끔 1년 안된 수익률을 억지로 연환산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안정적으로 금리를 주는 고정금리형 상품이나 예금은 이해할 만 한데, 주식 같은 위험 자산을 연환산 시키는 것은 우리 바닥말로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가령 어떤 주식펀드가 3개월 동안 10%가 나왔는데, 광고하면서 "연환산 수익률이 46%입니다" 이러면, 당연히 과대광고이다!!! 절대 낚이지 말자. 정의감이 넘치면 신고해도 된다.
이제 설명할 수익률은 시간가중수익률이라는 건데, 사실 조금은 가슴에 와닿지 않아서 어려울 수 있는데, 펀드수익률이 시간가중수익률을 사용하기 때문에 설명을 안 할 수 없다. 현혹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일단은 극단적인 다음 가정을 해 보자. "열라질러" 펀드에 처음에 100만원을 넣었다. 6개월만에 100% 수익률이 나서 200만원이 되었네. 우와 신난다. 영끌해서 800만원 더 넣어서 천만원 더 채우자. 어라, 6개월 뒤에 다시 보니 20%가 빠져서 800만원이 되었네. 내 수익률은 얼마일까? 900만원 넣어서 800만원 되었으니, 약 -11% (= 800/900 -1 ) 정도이다.
그런데, "열라질러" 펀드 수익률을 신문에서 보니 1년 수익률이 60%라고 올해의 대박 펀드 이러고 광고하고 있다. 상도 받고!!!!! 아 열라 짜증..
바로 이게 시간가중수익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간가중수익률(Time-weighted-return)은 금액은 전혀 상관 안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금액이 같다고 가정한다. 금액을 넣고 말고는 고객이 결정하는거지 펀드매니저가 결정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라는 개념이다. 그래서, [(1+100%) X (1-20%) -1] , 이렇게 계산해서 60% 수익률이 되는 것이다!!!!!!
사실 추가로 돈을 안 넣었으면 100만원이 6개월 뒤에 200만원, 1년 뒤에 160만원이 되었을 거다. 펀드매니저가 고객이 하필 고점에 추가로 돈 넣었다고 그것까지 책임져야 하나? 이런 개념이다. 시간가중수익률이라는게.
실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처음 펀드가 작을 때 수익률이 엄청 나와서 사람들이 막 몰려들면서 지가 가진 주식 지가 쳐 사면서 수익률 막 올리다가 펀드규모가 1조 넘어가면서 비틀거리더니, 펀드 수익률은 누적으로는 여전히 좋은데, 돈 번 사람은 몇명 안되고, 돈 잃은 사람만 잔뜩 있다.
우리나라 펀드 시장의 구조적 문제이다. 단기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펀드만 막 신문에서 보도하고, 이 펀드만 팔아제끼고, 그렇게 돈 들어오면 무리하게 주식사고, 그렇게 망가지고...너무 예가 많아서....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초대형 주식형 펀드들이 이 길을 걸어 갔다. 슬픈 현실이다. 그런 걸 알면서 자금을 무리하게 받냐고? 어떤 회사에도 최고로 힘 있는 부서가 어디인가? 인사팀? 자금팀? 아니 세일즈 팀이다. 또, 운용사 위에 판매사라는 슈퍼 갑이 있다.
암튼 그래서 전문적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전문용어로 멀티매니저라고 한다)은 지나치게 단기 수익률이 다른 펀드보다 월등히 좋은 펀드를 극도로 경계한다.
실제 예전에 만난 이쪽 업계사람(multi-manager fund 운용역)이 보유 펀드가 갑자기 수익률이 단기에 급등하길래 조사를 해보니 매니저가 이혼을 해서 위자료 소송중이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다 팔아버렸는데, 나중에 엄청나게 급락하고, 소송걸리고... 매니저가 성과보수 받을 려고 온갖 위험한 잡주 사고 무리하게 매매하고.. 그랬다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