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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Nov 04. 2022

넓은 앞마당이 있어도, 텐트 안에서 꼬물꼬물

제주생활 14일 차 - 교래 자연휴양림 캠핑장

who. 나는

숲 속 한가운데 홀로 있는 것처럼 하루 밤을 자고 일어났다. 사실 스산한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워낙 인기척이 없는 곳이기도 하고 숲으로 둘러 쌓여 있다 보니 혼캠에서 오는 민감함이다. 


what. 제주항을 거쳐 올레길

원래 처음에 걸으려 했던 올레길 17번 코스를 제주 온 지 여러 날이 지나고서야 다시 걸을 기회가 왔다. 마침 제주 지킴이도 반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주항을 먼저 갔다. 혼자 여행이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주 지킴이를 신청하여 사용했는데 길을 걸을 때 땀이 차기도 하고 살짝 손목 걲다가도 눌려버리는 SOS 버튼 때문에 여간 성가신게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충전시간도 오래 걸리고 충전해도 반나절 이상 가지도 않아서 애물단지처럼 되어 버린 지 오래다.

 

where. 다시 찾은 제주항

제주 들어올 때 이곳을 통해 들어온 것이 얼마 안 된 듯한데 벌써 일정의 반이 훌쩍 지나버렸다. 서쪽에서 남쪽까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로질러 와서는 다시 못다 걸은 서쪽과 동쪽을 걸을 계획이다.


when. 점심 먹은 뒤 곶자왈

제주는 5월 말이 되어가니 점점 더 더워진다. 5월 초와 5월 말의 기온차가 꽤 클 것 같다. 겨울 같던 날씨에서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차를 다시 타면 너무 뜨거워서 가림막을 사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교래 자연휴양림에서 캠핑을 하는데 곶자왈 생태체험관은 다녀와야 할 듯하여 산책하듯 가보았다. 늦은 오후라 숲이 가려주는 그늘에도 불구하고 매우 덥다.


why. 왜

올레길 걷고 와서 다시 걷기가 쉽지 않은 것인지 조금 걷다가는 되돌아 나와 내 집인 텐트로 향했다. 막상 모든 것을 다할 것 같지만, 체력이 따라 주지 않으면 그 반도 못하는 것 같다. 노곤 노곤하여 돌아와서 낮잠을 한 숨 잤다. 평소 낮잠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이곳의 시간은 왠지 느리게 여유 있게 흘러가듯 그렇게 뒹굴뒹굴 거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how. 넓은 마당이 있어도

새벽에 일어나 올레길을 걷고 오후에 카페 가서 전기제품을 충전하고 인터넷 이용해서 이것저것 하면서 보내다 차박이나 캠핑장소로 돌아와 일찍 잠이 드는 시간들이 반복되었다. 전기제품 없이 자연에서의 삶이란 너무 어렵고 내 생에서는 문명을 버리기는 힘들 것 같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교래 캠핑장 사이트에서도 인터넷 들여다보면서 캄캄한 밤 스산함을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재밌는 것은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전기 사용은 되는데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다. 교래는 전기 사용이 안되는데 인터넷은 터진다. 그냥 둘 다 되면 안 되는 걸까? 


제주의 넓은 마당이 있으나 없으나 여행을 가나 집에 있으나 인터넷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





TIP. 제주 아웃도어 라이프 - 교래 자연휴양림


시설.

곶자왈 생태체험관 쪽 관리실 옆 매점 있음

차로 5분 거리 내에 큰 편의점 있음

전기사용 안됨

인터넷 되는 곳이 있음


사이트.

지정된 데크 위에 설치

사이트 간 간격은 매우 넓고 독립적임


특징.

휴양림 내 장작 사용금지

쓰레기 배출 장소 없음

전기, 샤워, 주차는 별도 비용

2,000원~6,000원 저렴한 사이트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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