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도시락을 싸야 하는데 아무것도 준비해 놓지 않았다는 생각에 갑자기 마음이 두근거렸다.
일어나 오늘이 정말 일요일인지 핸드폰을 확인하니 다행히 토요일이었다.
나의 나이트메어는 도시락인가 보다.
-주일 아침마다 일어나지 않아 속 썩이던 아들이 8시 반이 되자마자 바로 알람을 끄고 나온다.
맨날 씻네 마네 실랑이하던 아들이 스스로 샤워도 한다.
썸 타는 여자 친구와 영화를 본다고 한다.
그 여자 친구는 일본 사람이라 설교를 알아듣지도 못할 텐데 요즘 꼬박꼬박 우리 교회에 온다.
아, 사랑은 정말 위대한 것이구나!
마침, 부스스한 머리와 푸석한 얼굴로 등장한 남편 얼굴을 보니 옛날이 그리워졌다.
사랑이 있던 자리에 생활이 자리한 모습을 보니 아침부터 힘이 빠진다.
-튀르키예 비전트립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책을 만들기로 했는데 드디어 완성되어 작지만 소중하고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쉽지 않았을 모든 과정을 힘 있게 끌어가신 목사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물론 현지 기술력이 한국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완성’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아들이 집 앞 쇼핑몰에 있는 영화관에 간다길래 할 일 없으면 집으로 오라고 했더니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왔다.
오후에 급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아이들을 위해 떡볶이를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이 잘 먹으니 몸은 힘들어도 뿌듯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네 식구 살기에 집이 적당했으나 지금은 그 녀석들이 나만큼 크고 친구들까지 놀러 오면 남편과 나는 갈 곳을 잃는다.
그래도 이사는 못 갈 것 같다.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집은 션찮은데 렌트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
갈 곳이 없다.
버티자!!
-여선교회 헌신예배, 출판기념회, KFC, 떡볶이, 치킨너겟, 만두, 망고, 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