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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Aug 22. 2022

삶이 재미없죠? 네. 그런 거 같아요.

우울 초기를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초기에 안 잡으면 진짜 힘들어지는 게 우울입니다. 


갑자기 더 게을러지고 딱히 먹고 싶은 건 아닌데 괜히 허전해서 먹게 될 때...

슬슬 우울, 무기력이 시작되는 신호입니다.


개인으로 코로나 초기 1년 후 어느 순간 웃는 일이 줄어들었다. 몸에 이상 증세... 기력이 너무 없고

저녁만 되면 피곤함... 정작 본인은 자신의 상태가 무기력인 줄 모름. (딱 내 증세였다.)


체력 보강을 위해 간 한의원... 80세 되신 약사 겸 한의사 선생님께서 나의 맥을 짚고 표정을 살피더니 던지는 뜻밖에 한 마디...


"요즘 사는 거 재미없죠?"


"네? 아... 그런 거 같아요. 아. 좀 그래요. 뭔가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열정이 살아진 느낌이에요.

그래 보이나요?"


"이거 이대로 두면 우울증으로 가요. 코로나라고 집에만 있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나

반드시 해야 해요. 살기 위해서 하는 운동. 뭘 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햇빛 날 때 집 근처 걸어요. 

다른 건 안 해도 그건 무조건. 나중에 우울증 오면 그땐 집 밖으로 가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지금 당장 해야 해요."


심리 상담을 전공해도 잘 몰랐고.. 피해 갈 수 없는 무기력증, 초기 우울 상태. 


주변에 무미건조한 표정과 다운된 말투,
잘 웃지 않는 지인을 만나면 물어봐주세요.


요즘 우울해? 안 좋은 일 있어?라고 하면 상대는 방어를 할 수 있어요.

"괜찮아." "별일 없어."  "그냥 그렇지 뭐." -> 요리조리 피해 갈 수 있는 답변들.


대신 가볍게 한번 물어봐주세요.


"그냥 요즘 뭐가 하고 싶어?" "뭐 할 때 좀 웃게 돼?" "먹고 싶은 거 있어?"


한 두 가지만 물어봐주세요. 자기 얘기하면서 풀어놓는 과정만으로도 숨통이 트일 거예요.


지금 전.. 상담을 안 한지 오래지만 필드에서 상담하는 전문가 친구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을 해요.


자긴 하는 거 없대요. 그냥 그 사람이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자신이 들어준대요.

그 순간 자신은... 그 사람이 유일하게 믿고 말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존재한다고 해요.

신기한 게 꺼내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고 해요.

그들 스스로가 말하면서 통찰을 하고 답을 알아간대요.



혹시 당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초기라면 일단 10분만 걷자는 마음으로 햇빛 속에서 걷는 것을 추천드려요.


우울이 진행되어 그럴 힘도 없다면... 비대면 1:1 상담으로라도 마음을 꺼내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친한 친구들이 있다 해도 나의 힘든 마음을 꺼내놓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도 저도 못하겠다면 끄적여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내가 떠오르는 생각들을요. 논리적이지 않아도

아무거나 써도 됩니다.


쓰는 것도 힘드시면 짧은 힐링 에세이를 한 두 편 읽어주세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도 위로가 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도 됩니다.)


혼자 중얼거리면서 이야기를 꺼내도 좋아요. 듣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고요.

자기 자신에게 해주는 말들 의외로 위로가 됩니다.


신앙의 힘도 강력합니다. 나를 온전히 사랑하고 나를 수용하는 신에게 기도하는 것(기도가 다른 게 아니라

대화를 하는 것). 나를 비난하지 않는 신에게 말이죠.


저는 우울로 가기 전에 위의 방법들을 골고루 평소에 다 합니다. 우울로 갈 수도 있었던 성격과 상황이었지만

그전에 (평소에 건강할 때) 다양한 방법들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20대보다 30대가 30대 보다 지금 40대가 더 행복해진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돌봐야 하는 세 자녀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나만을 생각하고 나에게만 몰입되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한 가지가 결국...

나를 건강하게 하고 의미도 부여해주고 삶 자체를 살리며 풍성하게 해 준다고 믿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나를 돌보는 것과 남을 돌보는 두 가지의 균형입니다.


#우울초기 #우울증상 #회복력 #정신건강 #자가치유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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