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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un 16. 2022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

수의사가 진주시 마스코트 수달 하모를 본다면?


출처 : 진주시



 저는 진주시와는 인연이 깊습니다. 제가 졸업했던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바로 경상남도 진주시에 있었기 때문이죠. 거기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년간의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진주시는 제 고향 대구나 지금 살고 있는 서울과는 달리 조용한 곳이지만 그만큼 삶의 여유가 있는 곳이고 큰 강인 남강과 큰 인공 호수인 진양호를 끼고 있어 운치가 빼어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졸업할 때까지도 진주시를 대표하는 마땅한 캐릭터는 없었는데요. 그런데 2021년쯤에 진주시에게도 특별한 동물 캐릭터가 공모를 통해 탄생하게 되는데 바로 수달 '하모'입니다.

 하모는 2021년에 만들어진 수달 캐릭터로 진주시 진양호 출신의 수달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큰 진양호에는 20여 마리의 수달이 집단 서식한다고 알려졌었죠. 어쨌거나 하모는 특유의 귀여움과 친근한 외모 덕에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으며 빠르게 진주시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쿠마모토 현의 쿠마몬처럼 해외에도 인기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는데요. 과연 진주시의 마스코트 하모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출처 : 진주시




하모는 수영을 잘 못할 것이다.




출처 : 진주시



 수달은 수영을 잘합니다. 수달은 수영을 하기에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있는데요. 수달은 길고 유선형의 몸을 가지고 있으며 긴 발가락 사이로 물갈퀴가 발달되어 있으 수중 생활에 적합합니다. 몸이 유선형이고 물갈퀴가 있으면 유선형을 통해 수중에서의 저항을 덜 받고 물갈퀴로 더욱 추진력을 얻을 수 있죠.

 그런데 하모의 외형을 살펴보면, 몸이 너무 둥글고 얼굴이 너무 크며 발가락은 짧고 물갈퀴가 전혀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외형을 가진 수달이라면 다른 수달들에 비해 수영 실력이 매우 떨어질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물속에서 헤엄치면 다른 수달에 비해 저항을 훨씬 많이 받을 것이고 물갈퀴가 없어 추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헤엄을 치지 못하는 수달은 야생에서는 매우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요. 그래서 하모는 다른 생존전략을 선택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하모의 새로운 생존전략은 바로 뒤에서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출처 : 진주시



하모는 어쩔 수 없이 조개를 좋아하게 되었을 것이다.


출처 : 진주시


 수달은 어류, 어패류, 갑각류, 심지어 조류까지 가리지 않고 먹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달의 원픽은 바로 어류라고 합니다. 식단의 85% 이상이 어류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죠. 물론 환경에 따라 조개나 게와 같은 어패류나 갑각류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것도 잘 먹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모는 머리에 조개를 가지고 있어 평소에도 조개를 매우 선호하는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이는 하모의 수영 실력과 연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모는 다른 수달들에 비해 수영 실력이 매우 부족할 것으로 저는 추측하였는데요. 그래서 하모는 일반 수달과는 달리 물고기를 잘 잡지 못하였을 것이고 사냥하기 조금 더 수월한 어패류나 갑각류를 선호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양호에는 하모가 먹을 만한 어패류나 갑각류가 풍부한지는 의문이군요.





하모는 대식가다.


출처 : 진주시



 수달은 앞에서 설명드렸듯 다양한 음식들을 섭취합니다. 어류부터 시작하여 어패류, 갑각류, 심지어 조류까지 먹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하죠. 수달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 평소에도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수달은 평소에도 자기 체중의 10%에 해당하는 먹이를 먹어치워야 하며, 수달 몸무게로 생각했을 때 하루 1kg 정도 먹는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곳은 먹이가 아주 풍부한 곳이라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하루에 체중의 10%를 먹어야 하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면 한 번 계산해 봅시다. 필자의 몸무게가 70kg 정도 나가니 제가 수달처럼 먹으려면 하루에 7kg 정도를 먹어야 하는 셈인데요. 돼지고기 1인분이 180g인 점을 고려한다면 수달처럼 먹기 위해선 돼지고기를 하루에 약 40인분 가까이 먹어야 하는 셈입니다. 그만큼 수달은 식욕이 왕성하죠. 그래서 수달이 인공 호수나 횟집에 등장한다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죠. 만약 수달의 개체수가 지금처럼 조금씩 늘어난다면 우리 생태계 교란 종인 블루길이나 베스는 개체수가 급감할 것 같습니다.

 하모 역시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엄청난 식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하모는 지금도 굶주린 배를 위해 열심히 사냥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하모는 추위에 매우 강할 것이다.


출처 : 진주시


 수달은 물에서 생활하는 동물로 수분 증발로 인해 체온이 쉽게 빼앗길 위험이 있는데요. 그래서 수달은 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매우 빽빽한 털을 가져 몸이 물에 젖지 않도록 도와주고 털에 공기가 갇히도록 하여 보온 효과를 극대화하는데요. 그래서 수달은 추위를 많이 타는 동물은 아니기에 수달은 겨울에도 열심히 먹이를 찾으러 다닌다고 하죠. 수달은 매우 빽빽한 털을 가져 모질이 매우 좋은 편인데 이 때문에 옛날에도 수달을 사냥하여 모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달의 개체수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했다고 전해집니다.

 하모 역시 생각보다 추위에 강할 것이며, 통통한 하모는 다른 수달에 비해 피하지방층도 풍부할 것이므로 추운 겨울도 잘 이겨낼 것으로 추측합니다.





마치며



출처 ; 진주시



 지금까지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모는 수영을 못할 것이며 그로 인해 어패류를 좋아하게 되었을 것이고 대식가이며 추위에 강할 것이라는 게 제 분석이었습니다. 수달은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인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만 다행히 요즘은 사람의 눈에도 종종 목격될 만큼 개체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로 생각되는데요. 수달이 있다는 건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뜻이므로 수달을 잘 보호해서 우리나라의 하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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