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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ul 06. 2022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평창 동계 올림픽 수호랑






 1988년 세계는 서울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 하게 해준 축제였습니다. 그리고 서울 올림픽을 더 효과적으로 홍보해준 호돌이는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호랑이 캐릭터였습니다. 호돌이 덕분에 올림픽은 더욱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죠. 그리고 30년이 지난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고 호돌이를 뒤이어 새로운 백호 캐릭터가 등장하였습니다. 그 캐릭터 이름은 바로 수호랑. 백호인 수호랑과 반달가슴곰 반다비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인데요. 비록 만들고 출시하는 과정에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그 결과는 매우 좋았습니다. 전세계인들은 수호랑의 귀여움에 빠져들었고 2018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한 일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한국을 뛰어넘어 전세계로 뻗어간 수호랑. 과연 수호랑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수호랑은 벵갈 호랑이다.


 수호랑은 흰색 털을 가진 백호입니다. 백호는 색소가 부족한 루시즘(Leucism) 혹은 멜라닌 합성 자체가 굉장히 결핍된 유전자가 발현된 호랑이입니다. 그런데 알비노인 호랑이는 지구상에서 거의 없다시피 봐도 무방하기에 현존하는 백호는 루시즘을 가진 호랑이입니다. 참고로 알비노를 가진 호랑이는 멜라닌 색소 자체가 거의 없기에 눈에는 핏기가 감돌아 붉은색을 보이는 반면 루시즘은 색소는 존재하기 때문에 눈은 푸른색으로 나타나거나 일반 눈 색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죠. 사실상 모든 호랑이 종이 이러한 유전자를 가질 수는 있지만 현재 존재하는 백호는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벵골 호랑이입니다. 벵골 호랑이 역시 개체수가 줄고 있지만 다른 종은 그 상황이 더 심각하여 유전적 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죠. 수호랑 역시 벵골 호랑이의 일종으로 보이며 눈 색이 검정색이기에 색소가 있으므로 루시즘이 발현된 벵골 호랑이 백호로 추측합니다.


벵갈 호랑이


백호



수호랑은 암컷 호랑이일 것이다.



 암컷과 수컷 호랑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대체로 크기로 구분합니다. 덩치가 상대적으로 크다면 수컷, 작다면 암컷으로 구분하며 그 크기 차이는 꽤 크기 때문에 쉽게 구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수호랑은 구별할 수 있는 표본이 거의 없으므로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요. 그 외에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방법은 얼굴에 있는 털이 발달되어 있는지에 대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얼굴과 털 주변에 털이 수북하게 잘 자란 호랑이라면 수컷으로 보며 다소 날렵하고 털이 덜 발달된 호랑이라면 암컷 호랑이로 판단합니다. 물론 그 외에도 새끼 호랑이를 돌보고 있는 호랑이라면 대부분 암컷으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암컷 호랑이



수컷 호랑이



 수호랑은 현재 성별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는데요. 비록 공식적으로 수호랑의 성별이 밝혀진 바는 없지만, 저는 수호랑이 암컷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호랑 얼굴 주변의 털은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만약 수호랑이 수컷이었다면 얼굴 주변의 털이 할아버지 수염처럼 더 발달되었을 것입니다.








수호랑은 추위를 매우 잘 견디는 호랑이다.




 벵골 호랑이는 인도에서 서식하는 호랑이로 다소 온화하고 더운 기후에 적응해 온 호랑이입니다. 털이 잘 발달되어 있어 겨울에도 잘 버틸 수는 있지만 시베리안 호랑이에 비하면 추위를 조금 더 약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벵갈 호랑이인 수호랑은 평창 동계 올림픽의 마스코트입니다. 일반적인 벵갈 호랑이라면 인도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하여 활동량이 조금 줄어들 것 같은데, 수호랑은 오히려 추운 강원도의 겨울에도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겨울에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며 여러 매체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수호랑은 상대적으로 기온 차가 심하고 추운 한국에서 적응하기 위해 추위를 잘 견딜 수 있도록 진화했을 것이며 다른 벵갈 호랑이들에 비해 추위를 매우 잘 견디는 호랑이로 추측합니다.








수호랑보다 호돌이가 더 강할 것이다.



 수호랑이 등장하면서 다들 호돌이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수호랑과 호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궁금해 하는 분이 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제가 판단하기에는 호돌이가 이길 것 같습니다. 우선 호돌이는 공식적으로 수컷이라고 공인된 호랑이입니다. 또한 서식 분포를 보아 시베리안 호랑이(아무르 호랑이)일 확률이 높은데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시베리안 호랑이는 호랑이 종 중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러나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속적인 남획,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먹이가 부족해진 시베리안 호랑이는 이제는 덩치가 가장 큰 호랑이의 자리를 벵갈 호랑이에게 빼앗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호돌이가 활동했던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시베리안 호랑이는 수컷 기준 평균 3m에 체중이 200kg이었으며 벵갈 호랑이는 수컷 기준 평균 2.5m에 체중은 150kg이었으니 시베리안 호랑이가 가장 큰 호랑이였죠. 1980년대 생인 호돌이는 분명 벵갈 호랑이보다는 더 큰 덩치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일반적인 싸움에서 체급차이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컷 시베리안 호랑이인 호돌이가 암컷 벵갈 호랑이 수호랑보다 덩치가 훨씬 클 것이라고 추측하는데요. 만약 정말로 호돌이와 수호랑이 서로 싸운다면 호돌이가 이길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수호랑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수호랑은 벵갈 호랑이로 암컷일 것이며 다른 벵갈 호랑이보다 추위에 강하며 호돌이와 싸우면 질 것이라는게 제 분석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인기가 많은 백호를 만들기 위해 근친교배를 하고 있습니다. 근친교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면 유전병이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죠. 그래서 다른 동물원에 있는 백호는 유전병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하죠. 요즘은 다른 시베리안 호랑이나 벵갈 호랑이를 통해 복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백호 복원이 쉽지 않다고 하죠.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백호는 현실에 있는 동물이 아닌 상상속 혹은 예전에 있었던 동물로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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