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료는 현재 진행 중
내가 (알코올) 중독에서 빠져나오게 해 준 가장 강한 동력은 다름 아닌 글쓰기였다. 이 병이 무엇으로부터 연유했는지 총체적, 다각적으로 사유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이것을 진정 나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수면 위로 끄집어내어 햇빛 아래 명명백백히 원인과 결과를 드러냄으로써 이 병은 더 이상 모호하게 은폐된 비밀이나 막연한 외부의 그 무언가가 아닌, 내 안에 도사린 또렷한 실체로 인식됐다.
정체를 파악한 것은 더 이상 내게 두려움을 주지 못할뿐더러 나로부터 오롯이 분리시킬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그런 '인지'의 방식으로 나는 중독을 이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