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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반 Nov 06. 2023

WWOOF/Workaway란?

몸과 마음으로 부딪힌다

WWOOF, 마음으로 부딪히는 삶의 순례여행


WWOOF는 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의 약칭으로, 유기 영농을 영위하는 전 세계 농부들의 Network이자, 호스트와 여행자들이 일상의 삶을 나누고 문화를 교류하는 Exchange Platform이다. 호스트들은 농가를 방문하여 일정시간 노동력을 제공하는 여행자(Woofer)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다. WWOOF는 1971년 영국에서 조직되어 올해로써 50주년을 맞았다. 처음에는 주말에 일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1년 내내 가동되며,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인터넷이 보편화된 2000년 대 이후이다. 지금은 전 세계 130여 개의 나라에서 1만 5000 곳 이상의 호스트가 매년 수 만 명의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땅을 소유하지 않은 농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더불어 사는 삶을 시도한다. 거기에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삶의 지혜가 있고, 경쟁과 생존을 위해 지친 심신들이 생기를 회복하는 치유의 시간이 마련돼 있다. 낯선 사람들과 교감하며, 삶과 지식을 나누는 교류의 현장에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은퇴자들도 모여든다.

참여자들은 이 건강하고 사심 없는 만남의 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나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또 그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해서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를 더 잘 알게 된다. 또한 진정한 쉼을 가져다주는 노동의 마법을 목격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https://wwoofkorea.org/>

Wwoofing의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Wwoof 사이트에서 등록을 마친 Woofer들은 사이트를 통해 호스트를 검색하여 방문을 요청하며, 호스트가 승낙하면 상호 약속한 기간 동안 호스트의 집을 방문하여 노동과 여행을 병행하게 된다. 대개 여행자들은 숙식을 제공받는 대가로 하루 4~5 시간 동안 Host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하며, 나머지 시간과 토요일 일요일에는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한다. 일하는 시간대나 방법은 호스트와 협의하여 조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WWOOF가 운영되고 있다. 화엄사 구충암에서는 세계 도처에서 방문하는 Woofer들과 함께 야생차를 경작하는가 하면, 충청남도 청양에서는 매일 여러 명의 외국 젊은이들이 밤나무 농장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은 단 일주일이나 이주일이 아니라,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산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해 봄날, 화엄사 구충암에서 야생 차밭을 가꾸는 필자>


Workaway, 맨몸으로 세계를 간다


“Travel differently, connect globally”이란 슬로건으로 새로운 여행방법을 전파하는 Workaway는 WWOOF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여행 및 문화교류 플랫폼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현재 15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5만여 가정이 호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https://www.workaway.info/>

Workaway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용자 관점에서 볼 때 WWOOF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으나, 세부적으로는 몇 가지 운영방식을 달리 한다. 


첫째, WWOOF가 유기농 영농을 영위하는 농가들을 중심으로 호스트를 구성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Workaway는 호스트의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Workaway에는 도시에 거주하는 호스트도 많고 하는 일이 다양하다. 서비스 확산의 관점에서 보자면 WWOOF보다 더 유연하고 확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WWOOF가 국가단위로 사이트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반면, Workaway는 전 세계 통합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영국 두 나라에서 한 달씩 여행한다고 할 때, Workaway는 Workaway.info라는 사이트에 한 번 등록함으로써 두 나라의 호스트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지만, WWOOF의 경우라면 wwoof.fr(프랑스)과 wwoof.org.uk(영국) 두 사이트에 각각 등록해야 할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두 플랫폼 간의 차이점이 거의 없다. 호스트를 선택하는 방식과 호스트 집에서 일하는 방식이 거의 같다. 서비스 시장 관점에서 본다면, 후발 Platform인 Workaway가 WWOOF의 제약점을 보완하여 발 빠르게 성장한 모습이다. 분명히 플랫폼의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Workaway가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Workaway는 Language buddy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인터넷 유저들에게 친숙한 이용방법을 제공한다. 재정적 측면에 있어서도, 나라별로 각각 따로 운영하는 WWOOF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게 된 Workaway가 더 유리해 보인다. 반면에 더 오랜 역사를 가진 WWOOF는 Platform 운영에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 있지만, 농촌에서 유기영농을 고수하는 선량한(?) 호스트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굳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대개 나누는 삶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다. 사실 자발성과 비영리성을 가진 WWOOF를 시장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한 시각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WWOOF가 본래의 취지를 유지하며 앞으로도 계속 건재해 주기를 바람과 동시에, Workaway가 너무 상업적으로 운영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편, 이들이 Working Holiday와 같은 것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WWOOF나 Workaway는 둘 다 돈을 받지 않고 일한다는 점, 교류를 기본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 Working Holiday와 다르다. 따라서 WWOOF나 Workaway는 별도의 Working 비자가 아닌 여행비자만으로 다녀올 수 있다. 즉, 3개월의 무비자 여행이 허용된 유럽의 경우, 한 번에 3개월까지 WWOOF를 할 수 있다.


나는 경우에 따라서 WWOOF와 Workaway를 병행하여 이용하였다. 둘 간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싶었고, 호스트를 정함에 있어 선택범위를 넓히고자 함이었다.


(이제 WWOOF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경우 시골 주민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용어이고 WWOOF를 하는 사람을 Woofer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앞으로 나의 글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WWOOF와 Workaway를 통칭하여 WWOOF라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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