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닥다리 얘기하나 하겠습니다. 예전에 유행하던 ‘최불암 시리즈’ 중 하나. 남극의 신사 펭귄의 무리가 바다를 향해 절벽 위에 서 있습니다. 바다로 들어가야 하지만, 바다표범 같은 포식자들이 있는지 없는지 두려워 어느 펭귄 하나 과감하게 뛰어들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의 ‘최불암 펭귄’이 ‘풍덩’ 용감하게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그 용기와 위대한 펭귀니즘적 자기희생 정신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최불암 펭귄, 곧 수면으로 떠오르며 허우적대더니 절벽 위에 서 있는 펭귄들을 향해 소리친다. ‘어느 놈이 밀었스…!’
‘웬 뜬금없는 싱거운 이야기인가’ 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의 이기적 성향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영국의 동물행동학 자이며 진화생물학자 및 대중과학 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이기적 행동’의 사례로 펭귄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황제펭귄의 무리 가운데에 서로를 밀치고 떼미는 행동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전혀 ‘신사적’이 아닌 이 남극의 ‘신사’들의 행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이기적 행동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목격됩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일에 관련하여 자신 있는 모습은 누가 보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 당당함이 지나쳐 자칫 교만으로 흐르는 것을 우린 주의해야 합니다. 교만으로 변질된 순간 당당함은 이미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추하고 외진 것이 되고 말며, 지독히 이기적인 행동으로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과함은 늘 부족함만 못하니 적당히 넘어가 주는 센스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주는 배려도 어느 정도 겸손하게 인정해주는 태도도 모두 내가 좀 더 넓은 세상을 열어감에 있어 도움이 되는 수단들입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 중에 사람만 웃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웃음은 곧 행복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웃음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좀 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힘차게 웃을 수 있다면 모든 일에도 능률이 오를 것입니다. 유쾌한 웃음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건강과 행복의 상징이니까요. 여섯 살 난 아이는 하루에 삼백 번 웃고 정상적인 성인은 하루에 겨우 열일곱 번 웃는다고 합니다. 체면을 차리려고 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 속에는 남보다 조금 더 우월하려는 이기적인 마음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유쾌한 웃음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웃음은 생리적으로도 피를 잘 순화시켜주니 소화도 잘되고 혈액순환도 물론 잘됩니다.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남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은 자신은 물론 남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며 이타적인 사람입니다.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연보를 기록해 봤는지요? 그냥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엔가 스스로의 이력을 작성해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우습게도 저는 특이한 이력 하나 기록될 거 없이 세월을 산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자신하건대, 많이 웃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가에 주름은 빛을 발하지만, 찡그려서 생긴 주름이 아니니 보톡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많이 웃고 많이 칭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어깨를 으쓱거리며 목에 힘을 주는 것이 당당한 것이 아니라 조용한 가운데 자신의 몫을 정확하게 해내고 남을 이해하며 배려해 줄 수 있는 것이 당당한 모습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넓은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이라면 가끔 어떤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아름답게 비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 칭찬과 격려가 사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실수와 잘못과 허물로 범벅이 되어도 그 문제점에서 장점과 가능성을 찾아주고 웃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이가 참된 멘토일 것입니다. 올 한 해 당신도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