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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두란 Jul 13. 2024

8. 교사들을 위한 무언가가 필요해!

교류분석 교사훈련 개발의 서막

  2022년부터는 관내 어린이집에서 부모교육 요청이 있기 시작했다. 반차를 내어가며 모든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강의를 하기 시작했고, 곧 "이 좋은 교육을 우리 선생님들한테도 좀 해주세요." 하는 요청이 이어졌다. 그래서 교류분석 부모훈련(TAPT)에서 부모를 교사로 대상만 살짝 바꾸어 교사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만 0-2세를 돌보는 우리 선생님들에게 교류분석 부모훈련(TAPT)은 도움이 분명 되었다. 하지만 부족함도 분명했다. 그래서 교류분석 교사훈련(TATT)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23년에는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의 교육전문가 과정에 참여하여 상담이론의 공부와 프로그램개발에 집중했다. 학습, 발표, 개발, 실천의 반복과 연속이었다. 12월에는 지부 월례회에서 "교류분석 부모훈련의 적용과 교류분석 교사훈련의 개발"을 주제로 사례 발표를 하여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나의 교류분석 사랑은 부모와 교사를 위한 끊임없는 실천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내가 교류분석이라는 이론의 틀로 세상을 보게 된 것은 교류분석이라는 이론이 나와 참 잘 맞는 이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이 가장 우월해!'가 아니라 '이 이론이 나의 정체성과 가장 잘 맞아.'였다. 이 교류분석이라는 틀로 관심 있는 분야를 들여다보는 일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 나에게는 없다.

  나 역시 오랜 시간 교사였으므로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는 것에는 자신 있었다. 물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경력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고충까지 이해하는 것이 역부족일 수 있으나, 고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신혼 때부터 나눠온 고민들과 이야기들은 나로 하여금 간접적인 경험을 갖게 해 주었다. 교사들을 위한 훈련을 계획하며 내가 세운 틀은 OK Teacher, OK Student, OK Class였다. 교사도 옳고, 학생도 옳고, 교실도 옳을 때 학교와 학생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OK Teacher_  우선 교사가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회기에는 '교육적 맥락에서의 허가바퀴'라는 활동지를 이용하여 교사가 자기 자신을 향해 주는 허가의 힘을 확인하게 하도록 구성하였다. 2회기에서는 자아상태 검사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아상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OK Student_ 그리하여 교사가 학생을 도울 힘을 충분히 갖추고 나면, 다음으로는 학생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인생태도와 진정한 감정에 대해 배울 것이다. 느끼는 감정과 억압된 감정, 표현되는 감정 등 우리는 느끼는 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문제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다. 이 부분을 습식수채화 기법으로 활동하며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이 3회기의 내용이다. 4회기에는 스트로크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원예활동을 통해 스트로크의 중요성과 스트로크를 잘 주고받는 법을 배우게 하였다.


OK Class_ 마지막으로는 수업과 학급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과정으로 5회기에는 교류분석의 발달단계를 바탕으로  수업의 설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6회기에서는 1 간의 학급의 운영에 도움이 되는 학급의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학급 운영 로드맵을 작성해 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TATT(교류분석 교사훈련) 4회기 '스트로크'로 지역의 국공립어린이집에 교사교육을 다녀왔다. 선생님들을 만나 스트로크를 주고, 스트로크의 힘을 전하는 일은 항상 보람된다.


  교육을 마치고 나면 나는 항상 참여자들의 소감을 듣는다. 대부분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이 생겼다거나 자신감과 용기가 생긴다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 시대의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나의 교사훈련 프로그램이 언젠가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인정받고 쓰이기를 기대한다. 개발자이자 퍼실리테이터인 나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할 것이며, 교류분석 교사흔련(TATT)도 해를 거듭하며 계속하여 성장하고 변화할 것이다. 나는 구성주의 철학을 좋아한다. 흥미와 실험, 협동이라는 실천원리가 특히 마음에 든다. 지식은 능동적인 학습자로부터 계속하여 구성되어 가는 것이며, 어느 지점에서의 지식도 완성된 지식이라기보다는 과정으로써 인정된다.


  교사는 완전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학생들 앞에 선다. 나는 많은 강의와 퍼실리테이션, 상담을 해오고 있지만, 내가 전문가라고 자신하지는 않는다. 나의 지식은 구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며, 이 과정이 없이는 다른 스텝을 밟을 수가 없다. 그러한 신념이 구성주의를 공부하며 갖춰져 있어서 그런지 남들 앞에 섰을 때 두렵거나 떨리지 않는 편이다. 나는 내가 성장해 나가는 이 과정을, 이 한 컷 한 컷을 모두 사랑하고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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