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10. 02. Written by 여울돌
22년, 마을활동에서 보조 강사를 할 때 일이다.
8살 S는 다른 친구들보다 관심을 더 많이 요구하는 친구였다.
자신이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주목받기 원했고 프로그램에 집중하지 못했다.
주의가 산만한 탓에 옆 친구를 건드리기도 하며 왜 그렇게 행동할까? 의문이 드는 친구였다.
그러다 문득, 쓰다듬어 달라는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몇 번이고 쓰다듬어주니 안아달라는 말.
아, 나는 이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몰랐고 품어주지 못했구나.
머리를 맞대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지금 수업에 잘 참여하면 이따가 안아줄게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된 듯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수업이 끝난 뒤 두 팔을 벌리고 내게 다가오는 아이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팔로 그 아이를 어린 조카를 안듯 품으로 끌어올렸다.
수업에서 발표하는 친구의 말을 둘이 딱 붙어 경청했다.
아이의 마음,
존중받아 마땅한 한 인격체의 마음.
가정에서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해도
나를 만나는 그 순간만은 온전하길 바랐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손을 놓지 않았는지
사람 대 사람으로 아이를 밀어내고 있진 않았는지.
지금 내 앞에 있는 아이는 지금이 최선이었다는 한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최선, 최고의 선.
있는 그대로의 모습, 존중, 사랑, 인내
여러 가지 단어가 머릿속을 휘젓는 하루였다.
너는 어느 길로 와서
어느 곳을 향해 가느냐
혹 갈 길을 몰라 헤매지는 않았느냐
마음 졸이며 바라보네
널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 하나 헤아려보니
같이 보내는 시간에
따스하게 품어주는 것
그것 외에 하나도 없네
하나도 더할 수 없었네
2년이 지나도 변한 것은 없네
잘 지내느냐?
알 길 없지만,
사랑했고 사랑한다
먼 훗날
같이 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해도
사랑의 느낌은 남아있길
기도한다.
너를 위해
이 밤 기도한다.
24. 7. 3.(수) 밤을 보내며, 여울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