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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돌 Jul 10. 2024

비애

Ep.4 비애

2022. 11. 09. Written by 여울돌



22년 가을, 같이 지내던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의 나이는 중1, 14살. 너무 어린 나이에 아빠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



몇 주 전, 아빠가 위독하다는 그 친구의 말에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했던 조언이 무색하게 부고가 들려왔다.



장례식장에 가서 아이를 안아주고 이런저런 말을 한 뒤, 말없이 시간을 같이 보냈다.



병원 밖으로 나와 편의점에 데려간 뒤 바나나우유를 사서 벤치에 같이 앉았다.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도, 고맙다는 말은 기억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평소와 같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올해로 함께 한 지 4년이다. 6학년, 말을 조금 거칠게 한다는 첫인상 뒤에 숨겨져 있던 따뜻함을 발견한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중3이란다. 센터에 근로하면서 눈 내리던 겨울날 놀이터에서 함께 했던 눈싸움, 힘겨워했지만 따라오던 수학수업, 같이 먹었던 밥, 떡볶이 등 같이 보낸 시간이 길다.



센터에서의  근로가 끝난 후 예전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내가 일하는 청소년문화의집에도 찾아오고

가끔 연락할 때 "나의 화목선생님"이라는 말로 애정을 표현해 주는 귀여운 친구.



오랜만에 오늘 다시 한번 연락해 봐야겠다.

"잘 지내요?"



이 한 마디에 지나온 길을 하나하나 풀어놓으며 시간을 보내는 또한 의미 있겠지.


슬픔의 순간을 지나 지금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길 바란다.


여기에 너를 응원하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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