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희씨가 보내온 글
YJ님은 젊었을 땐 아주 잘 나갔던 분이었다. 지금은 혼자서 기초 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는 분이다. 때론 어린아이 같이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어떤 때는 질책받을 만한 일을 하기도 한다. 그는 참 까다로운 수급자다. 남희씨 센터의 요양사가 돌봐주고 있다. 때때로 Kang샘이 나서서 YJ님을 다독거려야 동네가 조용하다.
정부에서 들어오는 수급 급여를 단 며칠 만에 다 써 버린다. 통장에 잔고 하나 남기지 않고 돈을 다 찾고 싶어 한다. 자동이체로 빠져나갈 정도의 돈은 통장 잔고에 남겨 두어야 한다고 복지사인 Kang샘이 설득시키지만 YJ님은 이해하는 둥 마는 둥 한다. 자신의 삶 전체를 정부가 다 해결해 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날은 남희씨와 Kang샘이 다른 지역으로 외근을 나갔는데 그 YJ님이 화가 나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의자를 집어던지고 난리를 피웠단다. Lee샘은 그 상황이 엄청 무서웠다며 전화로 남희씨에게 알려주며 떨고 있었다.
"센터장님, 난리 났어요.
YJ님이 화가 엄청났나 봐요.
아무래도 Kang샘이 오셔서 YJ님을 다독거려야 할 것 같아요."
Lee샘의 연락을 받고 외근하던 곳에서 혼비백산하여 센터로 돌아온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래도 그다음 날이면 YJ님이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를 Kang샘이 자연스럽게 알아낼 게 뻔했다.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Kang샘의 소통에 YJ님은 철없는 아이처럼 찬찬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