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술장에 오랫동안 있는 친구
얼마 남지 않아서 아껴먹고 있는 '샤보 나폴레옹' 아르마냑 이야기이다.
아르마냑은 프랑스 아르마냑 지방에서 포도를 증류하여 만드는 브랜디로
코냑지방에서 생산되는 코냑과 같은 종류의 술이다.
이렇게 특정 술들은 지역의 이름을 붙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술의 종류가 너무 많아 헷갈리기도 했다.
처음 양주를 마시기 시작했을 때 유명하지 않은 저렴한 브랜디를 사서 마셔봤는데
향이 너무 좋고 달달한 맛이 좋아서 어느새 위스키까지 마시고 있다.
그래서 신설동 풍물시장까지 가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녀석인데
지금까지도 가끔 달달한 것이 생각나는 밤에 한잔씩 따라서 마시고 있다.
포도를 증류한 술답게 맛은 굉장히 달콤하다.
마치 흑설탕을 넣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향이 굉장히 풍부하다.
처음 브랜디를 마신 이유도 이 달콤하면서 향극한 향에 이끌려 마시기 시작했다.
언제 맡아보아도 달콤한 향수 같이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향이 난다.
이제 거의 다 마셔서 다시 술을 사러 가야 할 것 같은데
풍물시장이 너무 멀어 망설여진다.
요즘 들어 귀차니즘이 몸을 지배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조금은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기분이 안 좋거나 우울할 때 이렇게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많이 좋아진다.
향초나 향수 같은 것도 좋지만 향긋하고 달콤한 코냑이나 아르마냑 한잔을 드셔보시길 권한다.
잠들기 전에 향극한 아르마냑을 한잔 마시고 나니 오늘밤은
술처럼 향극한 꿈을 꿀 것만 같은 기분이다.
술이 있어 하루가 조금은 더 풍성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