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貪大失[소탐대실]:
어쩌면 선택보단 '비선택'의 문제

by 작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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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貪大失 [소탐대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출처 네이버 사전)










돈 모으고 싶으면 돈을 쓰라고?



경제 관련 주제로 어떤 분이 "제발 돈을 좀 쓰세요"라고 하는 것을 지나가다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인즉슨 돈을 모으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쓰지 않는 것은 오히려 돈보다 귀한 시간과 체력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빠르게 제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뜻이었다. 그걸로 아낀 체력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하여 능률을 높이라고.


생각해보면 이런 비슷한 경우가 꽤 많다. 귀하게 여겨 아끼려고 했던 것이 사실은 작은 것이었고, 그것을 탐하다가 정작 인생에서 중요한 큰 것을 놓쳐버리곤 한다. 짐도 많고 힘든데 택시비 좀 아껴보겠다고 버스 탔다가 정작 골병 나서 병원비가 더 나오는 꼴이다.







그래서, 대체 작은 것은 뭐고 큰 것은 뭔데?


그런데 원칙이 간단할수록 실천은 어렵다. 인생에서 '작은 것'은 뭐고 '큰 것'은 뭘까? 쉽게 말해 앞서 든 예시에서 택시비는 병원비에 비하면 작지만, 버스비에 비하면 크다. 만약 집에 와서도 골병이 나지 않을 정도로 본인의 체력이 좋았다면 굳이 택시를 타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이다. 즉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이 정도면 작은 거지~라고 정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처럼 '병'이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선택에 고려할 것들이 더욱 많아진다. 왜냐하면 건강할 때보다 체력이 훨씬 한정되기 때문이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뿐이라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지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소탐대실을 피하려고 해도, 무엇이 작고 큰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선택보단 '비선택'의 문제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것을 찾으려 애쓰지 않고, 덜 중요한 것을 '비선택'하기로 했다. 답을 찾기 어려우면 오답부터 지워나가면 되지 않겠는가.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쓰지 않는 물건을 처분하고 비우는 것처럼 하지 못할 일은 얼른 포기하고 덜어내서 과제의 부하를 줄이는 것이다. 그랬더니 삶이 좀 가볍고 단순해졌다. 미련은 남지만, 어차피 저건 내 것이 아녔구나 하고 잊어버리려 노력한다.




그렇다면 덜 중요하다는 건 어떻게 판단할까?


지금 내게 가장 큰 가치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바로 '건강'이라고 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픈 상태에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 한 10년 전의 건강했던 나에게 묻는다면 많이 다른 답이 나왔을 것이다. 그땐 건강이 기본 전제인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해 작은 것만을 좇다가 어쩌면 그로 인해 건강도 잃고 많은 시간을 날려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가치를 포기하면서 건강만을 선택할 수는 없다. 삶에 다른 가치가 아무것도 없는데 혼자만 건강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서 덜 중요한 것들은 포기하거나 미루는 것이다.





지금도 매일 자신 스스로를 저울에 올린다. 이번에 새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생겼는데 그것이 건강을 담보 잡을 정도로-일을 벌이면 높은 확률로 병 관리에 소홀해지기에-큰 것인가. 그만큼 얻을 것이 있는가. 일을 하더라도 운동과 식사를 돌볼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가-등을 고려한다.

만약 이미 하고 있는 다른 일이 있다면 무리한 욕심으로 일을 더 벌이지 않는다. 어차피 무리하다가 다시 아파지면 원점이기 때문이다. (원점이 아니라 마이너스일지도)



이 과정은 고통스럽고 어렵다. 절대적인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끔씩 정말 욕심나는 일이면 자신을 좀 팔아 넘기고(!) 싶다. 그래도 선택에 있어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언젠가 정말로 큰 결정을 해야 할 때, 적어도 작은 것을 잘못 택하는 우는 범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훈련'인 것이다.












곧 연말이 온다. 그땐 우리 모두 씩씩하게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무언가 시작하기 전 꼭 이 부분을 유념하자. 우리에게 체력과 시간은 하루에 한정된 양만 허락되는 소중한 일급과 같다. 모든 것을 열심히 하려 하지 말자. 언젠간 정말 '큰 것'을 잡을 수 있도록, 현명하게 '작은 것'을 피하는 한 해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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