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세 스픈, 정성 두 스푼

by Dr Wolfgang H


일요일이면,

한 주 치 식단을 구상해요.

아침은 정해져 있고,

저녁은 건강식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 몇 가지를 셑팅해 두었어요.

다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점심은

한식을 요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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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건 아니지만,

수요일쯤 되면,

반인분 혹은 일인분씩 덜어서 잘 보관해 두었던 일품요리가

냉장고에 정렬합니다.

이런 주기로 목요일 혹은 주말에는 일품들을 모두어 식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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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했던 어제 오후 오토와 함께




평일 점심,

아이들이 오후 수업이 있을 경우,

열심히 요리해서,

후다닥 준비해 주고,

집중해서 먹어야 차질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각 음식에 첨가한

사랑 세 스푼, 정성 두 스푼의 맛을 음미하기 어렵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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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주기 속에서

금요일이나 토요일

이 차례가 돌아올 때가 있어요.

그럼 여유롭게 앉아 여러 가지 일품요리들,

그 각자가 가진 풍미를 마주하며,

음식을 맛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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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재료들이 하모니를 이루어 빚어낸 맛에는

박수갈채를~

부족함이 느껴지는 일품들은

나름의 수정보완을 통해

다음번 조리 시에는 맛나도록 레시피를

뇌리 속에서 조정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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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는 시간일 수도 있겠으나,

그리고 나의 지나온, 며 칠의 행적을 되짚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오늘에서만 부여할 수 있는 의미들을 담아, 나의 역사로 바꾸어 봅니다.

E. H. Carr가 했던 말처럼,

역사란 단순히 서사의 흐름 자체가 갖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에 첨가된 역사가의 주관적 관점이 담길 때,

비로소 역사가 될 테니까 말이죠.

그렇게 나의 일상에 의미를 불어넣어 생명체가 되게 합니다.

그 생명체가 어느 날, 어떤 시에 나를 일으키고 지지할 강력한 무기임을 알기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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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모처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화실 쇼윈도에 걸려있던 작품




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철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연히 던져진 존재라 여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던져진 존재 안에

의미가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죠.


오히려 창조주의 계획 아래 보내진 존재이며,

그렇기에 나의 매 순간이 특별한 것임을 인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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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저와 가족을 위한 한 주간의 식사 플랜을 짜는 날이네요.

오는 한 주가 또 다른 의미와 특별함으로 풍성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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