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타오바오는 믿고 걸러야 할까? 중국 다기 구매 기본 가이드
차에 대해 충분히 너무 긴 글을 써버렸으니 이젠 다기 및 차도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중국 및 대만 지역의 차우림에 대해 쓴 99절절한 글 두 가지를 다 읽어보았다면, 중국 차 문화 및 전통적으로 차를 우리는 방식에서 다기가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함을 눈치챘을 지도 모르겠다.
대만에서 차 사서 집에서 우리다가 삽질한 후기 https://brunch.co.kr/@5ducks/4
인터넷으로 중국차 직구해 우리다가 삽질하는 후.. 아니 중기 https://brunch.co.kr/@5ducks/6
어떤 도구에 차를 우리냐에 따라서 1. 기분 2. 맛과 향 3. 한번에 차를 마시게 되는 양 이렇게 세 가지가 정해지게 되는데, 이 전통 중국차 우리는 방식은 생각보다 많은 장비 구색 및 기술 숙련을 필요로 한다. 장비병 환자인 나야 오히려 이런 점이 즐겁지만 모두가 나같은 덕후는 아닐 것이니 대부분은 좀 혼란스럽고 곤란하지 않을까 한다. 복잡한 중국 전통 방식을 시도해보기 전에, 우선 간단 버전 차우림 방식이나 냉침부터 시도해 차 우리는 방식 및 맛과 향에 익숙해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사실 서양식 차우림은 동양식 차우림의 간편 버전이기도 하다. 찻잎 1g : 물 100ml의 비율로 하되, 끓는 물을 붓고 4~5분 정도로 오래 우려먹으면 된다. 대신 이렇게 우리는 경우 여러 번 우리지 않고 한 번만 우려먹는다고. 중국인들은 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거름망이 있는 전용 간편 머그컵을 사용해 이런 방식으로도 많이 마시고 있다.
작은 유리병이나, 큰 유리병 안에 다시백에 넣은 차를 퐁당 넣고, 찬물을 채워서 냉장고에 8시간 이상 쟁여놓은 다음 마시면 아아메 부럽지 않다. 차와 물의 비용은 차 1g : 물 100ml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기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편리한 방법이다. 그냥 식사 때 현지 사람들 차 곁들여 마시듯이 물처럼 마셔도 괜찮다.
- 내가 우린 차, 여행지의 그 맛이 아냐 https://brunch.co.kr/@5ducks/4
그 후에도 나처럼 현지의 차맛을 집에서도 재현해보고 싶거나, 차가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맛과 향을 느껴보고 싶다면 복잡한 도구를 사용하는 공부차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 중국식의 조그맣고 예쁜 다기로 있어보이게 우려먹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이 방법을 시도해볼 충분히 훌륭한 이유이다.
중국차의 경우 100도까지 끓인 물, 끓인 뒤 한 김 식힌 물(97도) 또는 좀 식힌 물(85도)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100도까지 끓여 차를 우리는 도구(차호, 개완, 머그컵 등)에 서빙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가스렌지에 끓여도 상관은 없겠지만 온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전기포트가 사용이 쉽다. 가정에 흔히 하나씩 있는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동양차생활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한국의 일반적 제품들은 대부분 라면이나, 커피나, 분유를 타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이 넉넉하게 들어가야 한다.(800ml~1L)
여러 번 우려서 마시는 특성상 1회분은 아무리 작은 다기를 사용해도 400~800ml가 된다. 여기에 다기 데우고 차 씻기고 이러는 데도 다 물이 들기 때문에 혼자 마시더라도 최소 800ml는 들어가야 한다.
물이 나오는 주둥이가 좁아야 한다.
조그만 다구에 물을 부을 때 덜 흘리거나 튀려면 주둥이가 좁은 쪽이 유리하다. 주로 드립커피용으로 나온 제품들이 이 조건을 만족하고 있다.
온도계가 있거나, 온도조절이 가능해야 한다.(옵션)
중국차들은 물 온도에 굉장히 민감하다. 그래서 온도계가 있거나,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면 조금 더 쉽게 더 맛있는 차를 우릴 수 있다.
그래서 저의 최종선택은요.(오디션 톤으로 말해본다.)
윌파 KE4012 (약 39,000원)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고, 물 끓는 속도가 빠르며 가장 저렴하다.(A/S도 된다.) 두 개의 전기포트를 거쳐 이 제품에 정착해 사용하고 있다.
나에게 적절한 용량 찾기
서양식 티팟이 1-2인용이라도 300-500ml인데 비해, 동양식 차우림의 찻주전자는 작다. 이거 미니어쳐냐? 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찻주전자가 작은 이유는 한번에 3-5회 우려먹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150ml짜리 도구에 4회 우려먹는다면, 한번에 마시게 되는 차의 양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150 * 4 = 600ml (- 찻잎이 흡수하는 약간)
150ml의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도, 600ml는 혼자 마신다면 조금 많은 양이다. 그래서 1-2인용 다구라면, 150ml를 기준으로 좀 더 적은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소형 사이즈가 적합하다. 나같은 경우는 150ml나, 110~120ml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개완을 살까, 차호(다관)를 살까?
서양식 차우림에서 티팟 역할을 하는 도구는 차호(다관)과 개완 두 가지가 있다. 동양/중국식 차우림에서 이 두 가지 도구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차호 : 손잡이가 있어 잡기 쉽고 잡았을 때 덜 뜨겁다. 찻물이 졸졸졸 나온다.
개완 : 손잡이가 없어 잡기 어렵고 잡았을 때 아주 뜨겁다. 찻물이 콸콸콸 나온다.
찻주전자가 맛과 향에 영향을 끼치는 원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우리는 쪼렙이니 콸콸콸과 졸졸졸에만 집중해보자. 차호의 경우 졸졸졸 나오면서도 이미 차가 우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개완의 경우 빨리 우려야 하는 차에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차는 개완에 우릴 때보다 차호에 우릴 때 시간을 적게 잡으면 된다고 예측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첫 2년은 차호만 사서 쓰다가, 2년 전 처음 개완을 사서 하나를 약 50회쯤(...) 잡아 익숙해진 뒤 다른 사이즈나 모양의 개완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뜨거운 거 잘 못 잡는 한국사람이 익숙해지기 어려운 도구인데, 확실히 이국적인 멋이 있어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차 마시는 일은 기부니즘의 취미이므로, 그런 이유로 개완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다만 일단 하나를 사서 적응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두꺼운 것보다는 종잇장처럼 얇은 것, 되도록 손으로 잡는 윗쪽 날개가 넓게 퍼진 것을 사야 적응이 쉽다.
중국식 찻잔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한국 사람 반응은 백이면 구십구쯤 "야, 이거 술담아먹기 좋게 생겼다!" 인 것 같다. 그리고 차를 따라주면 "앗뜨거!!!" 를 외치고, 한입에 털어넣을 수 없으니 감질난다고 큰 컵은 없냐고 물어본다.
내 경험으로 동양찻잔 사이즈는 50ml 정도가 들어가는 작은 것을 기본으로, 녹차처럼 온도가 낮은 차를 마실 때는 큰 잔으로 마시는 것이, 우롱차처럼 뜨거운 차를 마실 땐 작은 잔으로 마시는 것이 맛과 향 면에서 유리했다.
얇은 잔에 뜨거운 찻물을 부어 마시면 처음에는 손이 뜨거워 적응하기 어려우나, 많이 마셔 맛과 향에 예민해지다 보면 입에 닿는 감각도 저절로 신경쓰게 되는데, 이 느낌적 느낌 면에서 얇은 잔을 선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래 사진의 세 번째 잔처럼 두꺼운 잔을 선택해도 좋지만, 뜨거운 찻물을 다루는 데 조금 익숙해지면 얇은 잔을 시도해 보자. 요즘 자주 사용하는 찻잔은 대부분 얇은 잔이다.
동양식 차우림에서는, 대부분 1인용이라도 한 번에 찻잔의 2배 이상의 용량을 우리게 된다. 150ml짜리 차호에, 50ml 찻잔을 사용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우려지는 시간에 민감하므로, 우려진 차를 하나의 별도의 그릇에 옮겨담은 뒤 실제 마실 찻잔에 분배하게 된다. 이 도구를 '숙우' 또는 '공도배' 라고 한다. 혼자 마시고, 1회에 한 잔 분만 우린다면 숙우와 찻잔을 분리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실제로 토림도예에서 판매하는 1인 세트는 개완의 용량을 찻잔과 동일하게 하여 숙우를 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숙우에 옮긴 후 찻잔에 옮기는 것이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다. 마시기 적당한 온도로 식혀주며, 작은 찻잔에 바로 따르는 것보다 물도 덜 흘리고, 작고 예쁜 찻잔에 마시는 게 기분이나 맛과 향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흔히 도자와 유리 두 가지 재질을 많이 사용한다. 내 경우에는 유리 숙우 하나를 사 여러 군데 돌려쓰고, 차탕의 색상을 확인하거나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중국식 차우림에는 뜨거운 물로 다구를 데우는 과정이 필수이다. 차를 씻어주거나 풀어주는 과정을 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 후 물을 버릴 때, 매번 싱크대에 갈 순 없으므로 별도의 물그릇이나 차판이라는 도구에 물을 버려주면 편리하게 차를 우릴 수 있다. 차판을 사용하는 방법을 건식, 퇴수기라는 이름의 별도의 물그릇을 사용하는 방법을 습식이라고 한다. 사실 밥그릇 하나 갖다놓고 버려도 되는데, 차마시는 게 분위기고 기분이니까 마음에 드는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나같은 경우는 바닥에 물을 하도 많이 흘리다 보니, 처음 대만 일롱의 차판으로 시작하여 아직 졸업을 못하고 있다. 일롱은 대만 제품이지만 타오바오에서도 대만 매장과 거의 같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https://m.tb.cn/h.4sly5JS?sm=f50f24 宜龙茶具配件长方形储水式功夫茶盘实木竹制茶台茶托干泡台
현재 쓰고 있는 제품은 이 제품으로, 도자기 재질로 된 것도 있고 더 무거운 나무 재질로 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혼자 마시다 보니 가볍고 바로 물로 씻어 말리기 좋은 대나무 재질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
대기업 차 브랜드들은 대부분 자사에서 생산된 차를 우리는 데 최적화된 도구를 팔고 있다. 차 브랜드 로고가 저어되지 않는다면 차우림법에 익숙해지는 데 가장 좋은 방법임과 동시에 가성비 좋은 실용적 도구이기도 하다. 왕덕전도 참 깔끔한 도구를 팔아 차를 늘 맛없게 우리던 시절 사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해외배송은 안 해준다.
우선 장사천재 정산당님은 간편티컵 만드는 데도 천재이신지라... 무려 이런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정산당의 영상을 보면, 중국식 홍차를 우리는 데 가장 간편한 도구이면서도 필요한 구색은 모두 갖춘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도자기망을 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컨셉. 보통 인퓨저를 사용하면 찻잎이 돌 공간이 없어 맛이 없는데, 이건 괜찮을 것 같다. 차가 다 우려지면 접시 위에 뚜껑과 망을 합체한 걸 올리면 되니까, 끓인 물만 있으면 정산당의 홍차에 한해서는 정통식으로 우린 맛을 사무실에서도 마실 수 있다. 지금이야 그렇게까지 필요하진 않지만 사무실 출퇴근을 하게 될 때 사용해보고 싶다. 블프때 무료로 많이 주기도 하고, 차를 사면 5$정도로 싸게 팔기도 하는 유용한 아이템.
한국에 이천, 여주가 있다면 중국에는 경덕진이 있다. 정산당에서는 청나라 시절 생산품을 서양인들이 다 쓸어갔다는 경덕진이라는 도자기 도시에서 적당한 가격과 예쁜 디자인의 찻잔을 가져와 판매하고 있다. 자사호(매니아들이 중국차우리는 데 많이 쓰는 숨쉬는 흙항아리...)도 입고될 예정이라고.
물론 장사천재 정산당님은 45달러만 넘게 사면 국내까지 이틀만에 오는 DHL로 무료배송해 주지만 (정산당 홍보대사 아닌데 본의아니게...) 해외 업체에서 물건을 사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국내에는 효리네 민박 등의 영향으로 보이차 시장이 다른 중국차보다는 제법 크게 있어서, 중국 보이차 최대 업체인 대익이 대익코리아를 통해 정식으로 수입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어차피 다기는 보이차나 다른 중국차나 크게 다른 걸 사용하진 않으므로 저렴한 제품을 국내배송으로 사길 원한다면 이쪽을 선택해도 괜찮을 것 같다.
개완 (15,000원) http://taetea.co.kr/shop/detail.php?pno=16A5CDAE362B8D27A1D8F8C7B78B4330
찻잔 (3,000원) http://taetea.co.kr/shop/detail.php?pno=48AEDB8880CAB8C45637ABC7493ECDDD
공도배 (8,000원) http://taetea.co.kr/shop/detail.php?pno=A760880003E7DDEDFEF56ACB3B09697F
여행용 세트(개완 1, 공도배 1, 잔 3, 거름망 1, 가방 1 - 58,000원) http://taetea.co.kr/shop/detail.php?pno=1700002963A49DA13542E0726B7BB758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베이직한 것보다 또 마음에 드는 귀여운 디자인의 다구로 시작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내 맘에 드는 디자인이라야 한 번이라도 더 잡아보고 익숙해질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도자기는 기본적으로 해외에서 사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 or 금전적 비용이 드는 제품이므로, 지갑이 좀 넉넉하다면 국내 도예 작가들의 다구들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호(다관)의 경우 너무 저렴한 제품들은 주전자 뚜껑이 헐렁하거나, 물이 잘 안 나오고 줄줄 샐 때도 있다. 개완 같은 경우도 손으로 직접 잡아보고 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프라인으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차문화대전 http://www.teanews.com/
매년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 차문화대전에서는 동아시아권의 차도 취급하지만, 한국 도예가들의 작품/제품들을 직접 보고 살 수 있게끔 전시하는 부스가 상당히 크다. 도예가 여러분들의 공방은 땅값 비싼 수도권/대도시 권역에는 잘 없으므로 차문화대전을 십분 이용해보자.
지인의 추천으로 차문화대전에서 직접 보고 픽하게 되어 상당히 많은 개완을 구매했다. 특히 개완이 얇고 날개가 넓어 초심자가 잡기 좋고, (내 취향에는) 아름다우며, 똥손에게도 대체적으로 맛있는 차를 우려준다.
서울번드 티팟/찻잔 카테고리 https://www.seoulbund.com/product/list.html?cate_no=323
서울번드는 아시아권 리빙제품들을 다루는 온라인 편집샵으로, 적어도 사진상으로는 예쁘고 덜 부담스러운 가격의 중국식 다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토림도예도 여기서 주문제작을 받아서 많이 샀는데, 5월 말까지만 팔고 공식 홈페이지로 일원화할 계획인 듯.
중국차 및 중국 다기에 대한 인터넷 정보를 찾다 보면, 100번쯤 나오는 말이 있다.
타오바오는 믿고 거르세요
엥, 어째서???
심지어 이유도 안 알려주고 믿거라니 머선129?
타오바오는 중국의 최대 쇼핑몰이다. 한국에 쿠팡이나 네이버가 있고, 다른 나라에 아마존이 대세라면, 중국에는 타오바오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라쿠텐 등에서 영어나 일본어로 직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타오바오에서도 못 할 이유가 없다. 중국어가 좀 어렵지만, 우리에겐 번역기가 있잖아요? 실제로 네이버 블로그를 구경하다 보면 타오바오 직구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잔뜩 사는 것 자체가 취미이신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당연히 CS도 멀쩡하게 다 되고요... 플랫폼이 교통정리도 하고요... 한국 쇼핑몰 시스템에서 하는 거 다 한다. 중국어 빼면 다른 해외직구 쇼핑몰에서 몰테일 같은 배대지로 들어오는 것과 거의 비슷한 난이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서양차 다기는 다들 직구를 한다. 영국에서도 사오고.. 스웨덴에서도 사오고.. 미국에서 빈티지도 들여오고... 다 하는데 정부 통제력이 높은 인구 15억 큰 나라의 최대 쇼핑몰만 특별히 못 믿을 이유는 없다. 실제로 몇 번 주문했을 때 주문 확인이 되지 않거나 배송이 아예 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파손이 되거나 상품 이미지와 다른 제품이 온다? 플랫폼 통해 판매자와 컨택하면 교환 환불 다 된다. 그게 안되면 플랫폼이 책임지고 돈 돌려주는 시스템도 있다. 판매자들과 연락해보면 외국인이 몰테일같은 배대지를 쓰는 상황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번역은 파파고가 해준다)
대부분의 중국차 및 다기 수입업체도 타오바오와 동일한 물건을 팔고 있다. 타오바오 앱을 다운받으면,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심지어 구글보다 더 이미지 인식률이 좋은데 다른 의미로 정말 무서운 곳이다.) 검색창에 국내 수입업체의 상품 이미지를 넣어 검색하면 어김없이 동일한 제품이 나온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타오바오 쪽이 더 싸다.
도자기는 깨지기 쉬운 상품이므로 재고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식으로 수입해 팔면 더 비싼 비용을 받는 게 당연하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다 보면 상품명 앞에 [해외]라는 라벨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판매자도 주문이 들어오면 타오바오에서 주문해 들여올 확률이 높다. 상세페이지 자체를 통으로 붙여오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직접 구매한다면 이 수고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중국의 다기를 산다면, 타오바오에서 사는 것이 국내 수입 업체에서 사는 것보다 당연히 더 넓은 선택폭을 가지고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된다. 어느 덕질 분야든 그것이 외국 문물이라면 현지 또는 현지 플랫폼에서 현지인에게 구매해야 가성비 좋은 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식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다기만 현지 생산자 및 판매자를 믿고 거르라니 그것도 참 이상한 일이다. 특별히 대단한 안목을 가지지 않은 내가 중저가 위주 조건으로 개완을 검색해도 이 정도의 선택지를 얻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중국어라는 점을 제외해도, 타오바오는 외국인에게 사용하기 쉽거나 만만한 플랫폼은 아니다. 그래서 여유 시간이 많지 않다면 좋은 선택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믿거라고 할 일일까? 허접하거나 나쁜 상품에 걸릴 확률이 높을 정도로 막나가는 플랫폼은 아니었다. 중국 제품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기부니즘 취미에 몸에 해로울까봐 불안한 상품을 굳이 살 필요는 없다.(국내산 제품을 사면 된다.) 하지만 중국은 전통 방식 가마에서 구운 수제 도자기 제품이 가장 저렴한 나라이기도 하고, 이런 방식으로 만든 제품들에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가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경덕진과 경덕진 자기의 공정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이 글을 참고해볼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좀 무섭기는 했지만, 중국의 쇼핑몰 UX를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도 약간 있어 비교적 저렴한 제품부터 구매해 보았고, 트러블이 없진 않았지만 클레임 후 기다리면 전부 해결이 되긴 하였으며(....) 투입한 금액에 비해서도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타오바오라는 KWANGYA는 거칠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곳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중국어도 모르고 굉장히 특별한 안목은 없는 내가 KWANGYA를 탐색했던 방법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