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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끝

250430 수요일 일기

by 피연

-요즘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고민이다. 오전 일정이 없어서 그렇지만 시간이 아깝다.

-요 며칠 너무 정신없다 싶었는데, 갑작스러운 여유 앞에 다이어리조차 안 써서 뭘 해야 할지 손에 안 잡혀서 그랬나 보다. 한 달 밀린 다이어리를 꺼내서 이번 달 사진을 보고 대강 리뷰를 했다. 오랜만에 아이패드가 아니라 볼펜으로 이것저것 적으니 이상하게 힘이 생겼다.

-넘겨짚는 일이 그간 얼마나 많았을까?

-순수한 열정으로 수학에 대해 눈을 빛내며 말할 대상이 세상엔 흔치 않다. 그래서 오늘의 대화가 귀했다.

-전남친을 맨날 미워했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했다 싶었다. 가끔 글에도 썼다. 그래놓고 잔뜩 그리워한다. 정말 정이 떨어진 거라면 언급조차 없겠지. 나에게 미움이란 무관심이니까. 이게 정말 솔직한 내 마음이다. 너 나한테 많이 잘못했다고. 어쩜 그랬냐고, 이제라도 얼른 제대로 하라고. 하지만 우린 이미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이럴수록 나는 더 내가 되어야겠지. 그럼, 정말 어떻게든 되겠지.

-새로운 시작이 많았던 달이었다. 지나고 보니 재밌었고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일이 많다.


-5월엔 책을 많이 읽자. 좋은 책을 읽고 얼른 성장하자

-초반에 바짝 놀고 얼른 기말고사로 복귀하자

-곧 태어날 조카를 맘껏 이뻐하자

-매일 브런치를 쓰자

-스벅 다이어리를 들고 다니면서 무언가 적자

-교보문고에 세 번 가자

-노래방에서 마이크 없이 노래 연습을 제대로 하자

-수업 빠지지 말자

-일주일에 10만 원 쓰기 유지하자


기대되는 5월이다.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기대가 된다. 꽤 더워진 4월의 어느 날 밤, 라디오를 들으며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이 봄 공기가 귀하다. 자꾸만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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