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갈등에서 공감으로 가는 길
한 제조업체의 마케팅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제품 광고 캠페인을 앞두고, 디자인팀과 마케팅팀이 마감 일정을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마케팅팀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 최종 시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디자인팀은 “품질을 위해서는 다음 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회의실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했고, 서로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그때, 부서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서로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 먼저 듣고 싶습니다.
디자인팀, 마케팅팀, 각각 가장 지키고 싶은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디자인팀은 완성도를, 마케팅팀은 캠페인 일정 준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목표는 다르지 않았지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달랐던 것이다.
대화는 ‘누가 맞나’에서 ‘어떻게 두 가치를 모두 지킬까’로 옮겨갔다.
조직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대부분 ‘주장’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그 주장 뒤에는 서로 다른 프레임이 숨어 있다.
한쪽은 ‘품질 프레임’을, 다른 한쪽은 ‘속도 프레임’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리스크 최소화’를, 다른 누군가는 ‘기회 선점’을 중시한다.
단순히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는 것만으로는 이 프레임 차이를 드러내기 어렵다.
오히려 방어만 강화될 수 있다.
그래서 갈등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서로의 시각을 확장시키는 질문이다.

1. 방어를 줄인다
→ ‘왜’보다 ‘무엇’·‘어떤’ 질문으로 시작해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다.
2. 가치를 드러낸다
→ 주장이 아닌, 그 주장 뒤의 ‘우선순위’를 묻게 한다.
3.공동 목표로 연결한다
→ “우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이 과정이 잘 작동하면, 사람들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함께 푸는 과제’로 바라보게 된다.
사실·상황 확인 질문
“현재 진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마일스톤은 무엇입니까?”
“이번 일정에서 변경이 가능한 부분은 어디입니까?”
→ 목적: 감정 이전에 공통의 사실을 확인
가치·우선순위 질문
“이 프로젝트에서 반드시 지키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당신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조건은 무엇입니까?”
→ 목적: 숨은 동기와 가치를 파악
공동 해결책 탐색 질문
“두 가지 우선순위를 모두 만족시킬 방법이 있을까요?”
“각 부서가 한 발씩 양보한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합니까?”
→ 목적: 협력과 창의적 해결책 유도
Slow – 말하기 전에 속도를 늦추고 질문을 선택한다.
See – 상황(Situation)을 먼저 확인한다.
Sense – 상대의 우선순위(Sense)를 묻는다.
Solve – 공동 해결(Solution)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한 IT기업의 팀장은 매주 회의에서 첫 질문을 바꿨다.
“왜 늦었습니까?” 대신
“진행 과정에서 가장 막힌 부분은 어디였습니까?”
그 한 마디가 팀원들의 태도를 바꿨다.
변명보다 해결책이 먼저 나왔고, 회의 시간은 줄었으며, 분위기는 부드러워졌다.

질문은 갈등을 무조건 없애주진 않는다.
그러나 갈등의 ‘온도’를 낮춰주고,
같은 목표를 바라보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어 준다.
말은 입장을 강화시키고, 질문은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조직에서 공감을 만드는 대화는, 언제나 질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은 단순한 정보 요청이 아니라, 대화의 구조를 바꾸는 장치다.
갈등 상황에서 질문을 쓰면, 상대는 자신의 관점이 존중받는다고 느끼고 방어를 내려놓는다.
그 순간부터 비로소 공감과 협력의 문이 열린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최근 있었던 갈등 상황은 무엇이었나?
그때, 나는 어떤 질문으로 서로의 우선순위를 확인하고 공동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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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생각을 열고, 대화로 성장을 설계하는 교육 퍼실리테이터 이수경
https://docs.google.com/forms/d/1bvhirj99MwmeKwJMuV_117675KaTGvSknLqoEKiLHC8/edit
질문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질문은 생각을 여는 열쇠이며, 방향을 잡는 나침반이며, 관계를 잇는 다리이며,
성장을 일으키는 불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