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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직장인]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채운다.

다른 사람과 있으면 에너지를 뺏긴다.

by 암띤아빠
2019년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회사 회식이 잦았다.

건설업 특성도 있지만, 퇴근 무렵이면 아무런 이유 없이 회식이 번개로 생겼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족과 떨어져 타지 생활을 하다 보니, 퇴근 이후 할 게 없는 게 문제였다.

퇴근하고 함께 저녁 먹다가 반주를 마시다 보며, 어느새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어느새 부서 회식이 되었다.

술을 싫어하고 일찍 자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옥'이었다.


감사하게, 코로나가 회사 회식문화를 바꿨다.

코로나가 비말로 전염된다고 하여, 정부에서는 강제적으로 회식을 금지시켰다.

처음에는 다들 퇴근 이후에 마땅히 할 게 없어,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둘 직원들은 등산, 커피, 조깅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이번 기회로 직원들은 취미생활이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워라밸을 추구하는 트렌드다 보니,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이 회식을 자주 하지 않았다.


회사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오래 머물고 있으면
나는 에너지를 뺏긴다.

늘 퇴근 무렵이면 나의 에너지 배터리는 10% 미만으로 경고표시가 뜨고,

회식까지 참석을 하게 되면 0%로 떨어져, 집에 가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씻고 바로 잔다.

아마도 내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신경이 쓰이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야금야금 소모하는 게 아닐까?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무를 하면

4개월에 한 번씩 14일간의 긴 정기휴가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현장을 떠나 힐링을 하러 근처 다른 나라들로 여행을 간다.

하지만 나의 힐링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정기휴가 14일 동안,

나는 마치 수험생처럼 9시에 도서관에 가서 저녁 6시에 돌아온다.

도서관에 가서 내가 특별하게 하는 건 없다.

마음 가는 책을 골라 창가에 앉아 읽기도 하고, 날씨가 좋으면 멍하니 바깥 풍경을 감상한다.

그리고 화창한 날씨면 근처를 어슬렁 걸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2주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면 에너지가 100% 충전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는데, 수험생처럼 도서관만 왔다 갔다 하니까.

하지만 나에게는 이것이야 말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힐링이다.



와이프는 연애 때부터 나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내가 기운이 없어 보이면, 본인이 독박육아를 해서라도 나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준다.

나를 배려해 주는 와이프에게는 언제나 감사하고 있다.


INFJ 직장인이 기운 없어 보이면,

혼자 내버려 둬라.

그러면 스스로 에너지 충전하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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