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어느 날 문득, 그 잔잔하던 파도가 거대한 물결이 되어 나를 덮치듯 찾아온다. 주름이 깊어진 손과 잃어버린 젊음을 바라볼 때, 그제서야 세월이 얼마나 빠르게 흘렀는지 깨닫게 된다.
10대의 세월은 그저 즐거울 뿐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매 순간이 끝없는 가능성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하루하루가 마치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고, 세월의 무게는 아직 그들에게서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대의 세월은 슬슬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자유롭던 10대의 시절과는 달리, 미래에 대한 고민과 책임감이 서서히 무게를 더해간다. 아직 젊지만, 세월이 흘러가는 속도는 조금씩 체감되기 시작하고,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며 선택의 무게를 짊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30대부터는 세월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이 시기에 이르면 책임감과 의무가 뒤따르며, 인생의 선택들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절감하고, 시간의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의 순간들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숙한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나아가야 하는 중압감을 느낀다.
40대 이후로는 세월이 무서워진다. 이 시기에 이르면, 시간의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지며, 잃어버린 순간들에 대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젊음이 사라지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불안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과거의 선택이 나를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되새기면서,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의미를 만들어가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슴 한켠에는 항상 죽음에 대한 생각이 함께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명의 유한함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삶의 순간들이 소중해지면서도, 그와 동시에 죽음이 언제든지 우리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함께 한다.
나는 세월이 가져오는 무게에 압도된다. 지나가는 날들이 내게 주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뿐이다. 삶의 유한함과 그에 따른 회한이 내 마음을 짓누르며, 세월은 나에게 행복이 아닌 숙명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로 인해 나는 시간의 흐름을 무겁게 느끼고, 그 안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기보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간다.